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에서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며 존재감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강세를 이어온 세탁기·건조기를 넘어, 냉장고 부문에서도 처음으로 시장 1위에 오르며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경쟁사를 압도했습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4분기 실적 둔화 우려와 달리, 시장과 내부에서는 오히려 중장기 경쟁력이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매출 기준 주요 가전 6개 품목에서 시장 점유율 22%를 기록하며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프리스탠딩 레인지, 마이크로웨이브 오븐 등 핵심 품목 전반에서 고른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특히 냉장고 부문 성과가 눈에 띕니다. LG전자는 세탁기·건조기 중심의 강자 이미지를 넘어, 냉장고 시장에서도 점유율 24.3%로 처음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동안 이 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와 미국 토종 브랜드들을 제친 결과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제품군 일부가 아니라, 주력 가전 전반에서 브랜드 신뢰가 축적됐다는 방증으로 해석됩니다. '저가 공세'가 아닌, 품질로 선택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큽니다.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LG전자 세탁기는 미국 소비자 매체 Consumer Reports가 선정한 2026년 최고의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 평가에서 상위권을 휩쓸었습니다. 냉장고 역시 J.D. Power의 2025년 가전제품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프렌치도어와 양문형 부문 모두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두고 성장 둔화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단기 수치에 대한 과도한 해석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LG전자가 선택한 전략은 외형 확대보다 품질, 비용, 납기라는 기본 경쟁력을 다시 한 번 다지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로 내부에서는 단기 실적 변동에 흔들리기보다, 중장기 사업 구조가 정리되며 분위기가 오히려 더 안정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류재철 최고경영자가 강조해온 근원 경쟁력 강화 전략이 있습니다. 류 CEO는 최근 CES 2026 현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품질·비용·납기라는 기본 원칙을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LG전자는 모터와 컴프레서 등 핵심 부품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AI 코어테크를 통해 제품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류재철 LG전자 CEO(사장) / 사진제공=LG전자
생산과 공급 측면에서도 구조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테네시 공장을 중심으로 IoT, 빅데이터, AI, 로봇을 접목한 자동화 생산 체계를 구축해 생산성을 높였고, 테네시와 멕시코 레이노사·멕시칼리를 잇는 북미 생산 거점을 통해 납기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여기에 북미 전역 1900여개 서비스센터를 기반으로 AI 진단 기술을 접목한 사후 서비스 역량까지 강화하며, 브랜드 신뢰를 입체적으로 쌓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이러한 성과를 소비자 시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기업 간 거래(B2B)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북미 최대 상업용 세탁 솔루션 기업 CSC ServiceWorks와의 공급 계약을 통해 약 150만 대 규모의 상업용 세탁·건조기 운영 시장에 진입했고, 대학 기숙사와 다가구 주택 등 다양한 주거 환경으로 고객군을 넓히고 있습니다.
미국 가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는 건축·빌더 시장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패키지를 앞세운 LG전자의 빌더 사업 매출은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64% 성장했습니다. 주거 공간과 기후, 실거주자의 생활 방식을 반영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LG 프로 빌더 조직의 전략이 현지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미국 가전 시장 1위라는 성과를 넘어, 생산·서비스·B2B를 아우르는 생활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기 실적에 대한 우려와 달리, 중장기 경쟁력을 차근차근 쌓아온 구조가 미국 시장에서 먼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