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4일(수)

"누군가는 다시 뛸 수 있길"... '럭비 국대' 윤태일, 장기기증으로 4명 살리고 떠나

전 아시안게임 럭비 동메달리스트 윤태일(42) 씨가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후 장기 기증을 통해 4명의 생명을 구하며 세상을 떠났습니다.


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윤 씨가 이달 14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 기증으로 심장과 간,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윤 씨는 인체 조직도 함께 기증해 100여 명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했습니다.


윤 씨는 이달 8일 퇴근길에서 불법 유턴 차량과 충돌해 심정지 상태가 되었습니다.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AKR20260130052000530_02_i_P4.jpg한국장기조직기증원


사고 발생 전 윤 씨는 가족들과 함께 미국 의학 드라마를 시청하며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리는 것이 좋은 일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족들은 이러한 윤 씨의 뜻을 존중해 "뛰기 좋아하던 윤 씨 몫만큼 누군가가 운동장을 달릴 수 있겠다"며 장기 기증에 동의했습니다.


경북 영주시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윤 씨는 여섯 살 위 형을 따라 중학생 시절부터 럭비를 시작했습니다. 연세대 럭비부에서 실력을 쌓은 윤 씨는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연속 동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윤 씨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체육 발전 유공자 체육 포장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윤 씨는 밝고 활동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가족과 럭비를 무엇보다 사랑했습니다. 특히 딸과 럭비에 모든 생활이 집중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AKR20260130052000530_01_i_P4.jpg한국장기조직기증원


삼성중공업 럭비단 해체 이후 윤 씨는 모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회사 업무와 병행하며 재능 기부로 한국해양대학교 럭비부 코치를 10년 넘게 맡아왔습니다. 윤 씨는 자신의 연차 휴가를 모아 합숙 훈련에 참여하고, 일본 럭비 연구를 위해 1년 넘게 일본어를 공부할 만큼 럭비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습니다.


윤 씨의 아내 김미진 씨는 "여보. 마지막 모습까지 멋있고 대단한 사람이었어. 가족으로 함께 한 모든 순간이 고마워. 우리가 사랑으로 키운 지수 잘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잘 지내. 사랑해"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