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16일(금)

수수료·매출 아니었다... 이커머스 셀러들이 G마켓을 다시 보는 이유

30대 초반의 한 이커머스 판매업자는 요즘에서야 밤잠을 조금씩 되찾고 있습니다. 매출이 나쁘지 않았던 시기에도 마음은 늘 불안했습니다. 팔린 물건보다 더 신경 쓰였던 건 정산 일정이었습니다. 


대금이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으면 다음 발주를 잡을 수 없었고, 직원 인건비와 물류비, 카드 결제일을 달력에 적어가며 하루하루를 넘겨야 했습니다. 매출 그래프보다 정산 날짜를 먼저 들여다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유전력도 없는데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그 무렵이었습니다. 그는 "정산이 안 되면 매출은 그냥 숫자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최근 이 판매자는 판매처를 옮겼습니다. 주변에서 함께 장사하는 셀러들의 권유가 이어진 끝이었습니다. 플랫폼 규모가 달라 매출은 이전보다 다소 줄었지만, 대신 정산이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사진제공=G마켓사진제공=G마켓


출고 다음 날 대금이 들어왔고, 판매 결과에 대한 반응도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손에 쥘 수 있는 자금이 생기자 다시 물건을 들여올 여유가 생겼고, 운영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상품을 고르는 감각도 자연스럽게 되살아났다고 합니다. 이 판매자가 옮긴 곳은 G마켓입니다.


최근 유통 플랫폼 업계에서 '정산'이 다시 핵심 이슈로 떠오른 배경에는 이런 셀러들의 현실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를 휩쓸어버린 이른바 '티메프 사태' 이후, 대형 플랫폼의 정산 지연 문제는 더 이상 셀러들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셀러들 사이에서는 "플랫폼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기준은 수수료도, 트래픽도 아닌 정산"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오르내리고 있고, 구매자들 사이에서도 '정산'이 잘 이뤄지는 곳의 물품을 사야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산은 플랫폼 입장에서는 비용 관리 항목이지만, 셀러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현금 흐름입니다. 이 간극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플랫폼의 성격은 갈립니다. 최근 셀러 커뮤니티에서 다시 언급되기 시작한 G마켓은 이 지점에서 다른 선택을 해온 사례로 꼽힙니다.


G마켓은 도착보장 풀필먼트 서비스인 '스타배송' 상품에 대해 출고 다음 날 판매대금의 90%를 정산하는 '빠른정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origin_셀러지원을위한성장전략발표하는지마켓대표.jpg제임스 장(장승환) 지마켓 대표 / 사진제공=G마켓


이 제도는 최근 도입된 것이 아니라, 스마일배송 시절이던 2017년부터 유지돼 온 구조입니다. 판매 실적이나 거래 규모와 무관하게 스타배송 판매자라면 누구나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신규 판매자에게도 동일한 정산 기준이 적용됩니다.


오픈마켓형 일반배송 상품의 정산 구조 역시 단순합니다. 고객이 구매결정을 하면 다음 날 100% 정산이 이뤄집니다. 구매결정이 지연되더라도 반품 가능 기간이 끝난 뒤 1영업일 내 정산이 완료됩니다. 상품 도착 기준으로 8일, 결제일 기준으로는 평균 10일 이내에 대금이 지급되는 구조입니다. 고객 행동에 따라 정산이 무기한 미뤄지는 상황을 제도적으로 차단한 셈입니다.


이 같은 구조는 정산을 '조정 가능한 비용'이 아니라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인프라'로 본 인식에서 출발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플랫폼이 판매대금을 오래 보유할수록 단기적으로는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길 수 있지만, 셀러의 불안은 커집니다. 


반대로 정산을 앞당기면 플랫폼의 부담은 늘지만, 거래 상대방의 신뢰는 축적됩니다. 어느 쪽을 택하느냐가 플랫폼의 성격을 규정합니다.


최근 한 플랫폼의 정산 지연 논란이 셀러들 사이에서 크게 번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며칠의 지연 자체보다, 정산 시점이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데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티메프 사태 이후 셀러들이 정산 문제에 예민해진 상황에서, 대형 플랫폼의 정산 체계는 곧 신뢰도의 바로미터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123s.jpg사진제공=G마켓


유통 플랫폼 경쟁은 이제 배송 속도나 마케팅 효율만으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셀러들이 묻는 질문은 단순해졌습니다. "얼마나 빨리, 얼마나 확실하게 정산해주는가"입니다. 정산을 비용으로 보는 플랫폼과, 신뢰 인프라로 보는 플랫폼의 차이가 체감되는 지점입니다.


고객들 사이에서도 "셀러들이 안전해야 내가 주문한 물품도 안전하다"라는 생각이 커져가는 것을 고려하면, G마켓의 이러한 움직임이 향후 더 빡빡해질 이커머스 플랫폼 경쟁에서 얼마나 더 긍정적인 '선순환'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