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12일(월)

"신혼여행 성지인데"... 관광객 '통장 잔고' 확인하겠다는 '이 곳'

인도네시아 발리주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3개월간 은행 계좌 잔액 공개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검토 중입니다.


지난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발리주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최근 3개월간의 은행 계좌 잔액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검토 중입니다.


와얀 코스터 발리주지사는 이 방안이 '고품질 관광 관리에 관한 규정' 초안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코스터 주지사는 현재 주의회에서 막바지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자국 안타라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품질 관광을 추진하려면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관광객들의 지난 3개월간 저축액 규모"라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규정이 주의회를 통과할 경우, 발리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체류 기간과 관광 계획이 포함된 상세한 여행 일정도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코스터 주지사는 "우리가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유사한 정책을 적용받는다"며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인들이 유럽 국가나 미국, 호주 등을 여행할 때는 비자 신청 시 자금 증명서와 일정을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코스터 주지사는 이번 규정의 취지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발리의 규칙과 문화를 존중하고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주일치 자금만으로 3주 동안 체류하다가 결국 발이 묶여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지사는 주의회가 규정 초안을 통과시키면 올해 이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외국인 관광객이 입증해야 할 최소 예금 금액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도네시아 브라위자야대학교 사회학 강사인 이 와얀 수야드나는 "관광객들을 불편하게 만들 부적절하고 성급한 정책"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그는 "현재 발리 주정부가 시행하는 정책들은 관광과 관련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야드나 강사는 발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감독 강화는 필요하지만 이는 공항 출입국 당국이 담당해야 할 업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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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 정부는 쓰레기 문제와 발리 남쪽과 북쪽의 관광 시설 불균형 문제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발리주의회 소속 아궁 바구스 프라티크사 링기 의원도 "출입국관리청은 중앙정부 산하 기관"이라며 "중앙정부의 허가가 없으면 발리주 정부는 관광객들의 예금을 확인할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발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최근 10년 만에 가장 많은 705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4년 630만명보다 11.3% 증가한 수치입니다.


한해에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400만명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가 발리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리에서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거나, 길거리와 쇼핑몰, 공공기관에서 적절하지 않은 복장으로 돌아다니는 등 현지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외국인이 연루된 범죄 사건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발리 경찰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 309명이 연루된 301건의 범죄 사건이 보고되었습니다.


단순한 비자나 체류 위반을 넘어 마약 밀매, 사기, 불법 투자, 사이버 범죄 등 강력 사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발리 경찰 수완디 프리한토로 지역사회개발국장은 "경찰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지방정부, 이민국, 관광청 등 관계 기관이 협력해 질서 있는 발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