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08일(목)

김동관 부회장, 미국서 전선을 넓힌다... 3억달러로 그리는 한화의 '다음 10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최대 주주인 한화에너지가 미국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의 '개발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하고, 현지 제조 기반을 매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태양광과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개발 조직을 '한화 리뉴어블스(Hanwha Renewables)'로 통합한 데 이어, 미국 법인이 국내 시중은행 5곳 대출로 자금을 조달해 미국 주단조 업체 인수에 투입하기로 한 것입니다.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의 미국 법인인 한화에너지USA홀딩스는 IBK기업은행, BNK부산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 5개사로부터 약 2억달러(한화 약 2890억원)를 대출 받습니다. 여러 금융기관이 대출금을 나눠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입니다. 대출금 납입 시점은 올해 1분기 중으로 예상됩니다.


이 자금은 미국 현지 주단조 업체 인수에 쓰일 예정입니다. 총 소요자금은 3억달러 안팎인데, 대출 2억달러에 자체 자금 1억달러를 충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단조는 금속을 고온에서 압축, 성형해 고강도 부품을 만드는 공정으로, 발전 설비와 각종 산업용 부품 제조에 폭넓게 쓰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화가 미국에서 원자재 조달부터 부품 생산까지 공급망을 내재화해 원가와 납기 변수를 줄이려 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한화 방산 3사 대규모 공개채용... 김동관 부회장의 '이 특별지시'에 반응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에너지는 미국 재생에너지 사업의 조직을 재정비했습니다. 지난 1일 174파워글로벌과 한화 리뉴어블스를 통합한 '한화 리뉴어블스'를 출범시켰습니다. 174파워글로벌은 한화에너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자회사로 2017년 설립됐고, 태양광과 BESS, 그린 수소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회사 측은 "6.3GW 규모의 전력판매계약을 체결했고, 8GW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화 리뉴어블스는 태양광과 BESS를 전문으로 하는 한화에너지 계열 조직으로,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각각 50%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습니다. 이번 통합은 태양광과 BESS의 공통 공정을 묶어 운영 효율을 높이고, 기획·인허가·자금 조달·완공 등 프로젝트 전 과정의 효율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됩니다. 


통합법인은 앞으로 전력사와 데이터센터 기업 고객 수요에 맞춘 태양광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BESS 도입을 늘려 재생에너지 보급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공동 사업 개발과 기술 통합을 통해 프로젝트 수행 속도와 안정성도 끌어올린다는 구상입니다. 


윤주 한화에너지 미국법인장은 "검증된 두 개발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규모와 인재, 실행력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화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상황은 아니지만, 그 움직임의 배경에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핵심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AI가 가장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자리잡아가는 상황 속, 데이터센터 투자와 전력 소비가 함께 늘면서 태양광과 BESS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논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전력 조달 능력과 프로젝트 집행 속도가 사업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될 거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예측도 한 몫 보탠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에너지는 태양광과 BESS, IT 시스템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앞세워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움직임을 가져가는 만큼 큰 장애요소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방산·조선·우주를 하나로 묶어... 김동관 부회장의 2026년 한화뉴스1


한화에너지의 2억달러 자금 조달은 한화에너지USA홀딩스에 신용보강을 제공해 대규모 대출을 일으키는 구조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투자유치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금융권 대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대출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없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조달 속도도 빠릅니다. 무엇보다 '투자 유치'는 결국 투자자의 엑시트가 수반돼야하는 만큼, 한화의 신용도와 사업 기반을 활용한 대출이 여러가지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업계에선 한화에너지의 이번 행보를 '미국형 수직계열화'로 요약합니다. 개발 조직을 하나로 묶어 프로젝트를 더 빨리 만들고, 인수로 제조 기반까지 확보해 공급망 변수를 낮추는 방식입니다. 태양광과 BESS,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한 축으로 움직이는 미국에서 개발 역량과 조달 능력, 제조 기반을 동시에 쌓아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편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배구조에서도 핵심 위치에 있습니다. 한화에너지는 (주)한화 지분을 보유해 한화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놓인 계열사로 분류됩니다.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등 오너 3세 삼형제가 지분을 나눠 보유해 왔고, 최근에는 일부 지분 거래로 지분 구도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