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08일(목)

아이 걸음걸이로 자폐·ADHD 알아본다... "독특한 '이 자세' 나타나"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의 특징적인 신체 자세가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골반전방회전으로 인한 '오리 엉덩이' 자세가 이들 질환의 징후로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더선은 지난달 30일 자폐나 ADHD 환자에게서 골반전방회전으로 인해 엉덩이가 돌출되는 특징적인 자세가 관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골반전방회전은 골반이 앞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허리가 과도하게 휘고 배가 앞으로 나오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자폐 아동들은 일반적인 보행 패턴과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발뒤꿈치 대신 발 앞쪽으로 걷거나, 발이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향한 채 걷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특이한 보행 방식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origin_태진아故송대관영결식에서추도사.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폴란드 포즈난의대 연구팀은 작년 6~17세 남아 2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자폐 아동이 정상적인 신체 자세에서 더 많이 벗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 결과 다수의 아동에게서 어깨 돌출과 골반전방회전이 확인됐습니다. 다만 연구진은 자폐가 자세 변화를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두 요소 간의 연관성만 확인됐다는 점을 한계로 제시했습니다.


2018년 이탈리아 국립 연구·입원·보건 연구소 연구진은 가상현실 환경이 결합된 트레드밀에서 3차원 동작 분석을 통해 자폐 아동과 일반 아동의 보행을 비교했습니다.


분석 결과 자폐 아동은 골반이 더 앞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걸었으며, 발목으로 지면을 밀어내는 힘이 약했고, 고관절은 정상보다 더 앞으로 굽혀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보행 패턴이 허리, 고관절, 무릎 통증 등 신체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면 신체 정렬이 무너지면서 허리와 고관절, 무릎에 추가 부담이 가해져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나 균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2K75ROQP4R_2.png이탈리아 국립 과학·입원·보건 연구소(IRCCS)


ADHD와 보행 자세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도 있습니다. 2017년 일본 연구진은 9~10세 남아를 대상으로 신체 움직임 측정 카메라를 활용해 ADHD 아동과 비ADHD 아동의 보행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ADHD 아동은 평균 약 4.5도 더 앞으로 기울어진 골반 자세를 보였고, 보행 속도도 더 빨랐습니다. 연구진은 골반 전방경사가 과잉행동·충동성 증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호주 모나시대 임상심리학과 니콜 라인하트 교수는 자폐인의 보행 차이가 "뇌 발달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행을 부드럽고 자동적으로 조절하는 기저핵과 움직임을 조정·통제하는 소뇌 등이 자폐인에게서 다르게 발달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라인하트 교수는 자폐인의 보행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일부 자폐인은 검사 과정에서 관찰될 정도의 미묘한 보행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며 "이러한 차이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별도의 지원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origin_태진아故송대관영결식에서추도사.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다만 낙상 위험이 높거나 스포츠 등 신체 활동 참여가 어렵고, 보행 방식으로 인해 다리나 허리에 통증이 발생한다면 병원·학교·지역사회 차원의 추가 지원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라인하트 교수는 "이러한 지원은 움직임을 '고쳐야 할 문제'로 보기보다, 자폐 아동이 자신의 움직임 방식에 주체성을 갖도록 돕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