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07일(수)

'국민배우' 안성기와 60년 죽마고우였던 '가왕' 조용필..."중학교 때 29번·30번 짝꿍"

국민배우 故 안성기가 5일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의 오랜 친구이자 '국민 가수' 가왕 조용필과의 특별한 인연에도 다시 한 번 시선이 모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중학교 시절부터 60여 년을 함께 한 '죽마고우'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용필은 1997년 KBS '빅쇼' 출연 당시 "(안성기는) 저하고 중학교 동창이면서 같은 반이었어요. 제가 29번이었는데, 안성기 씨는 바로 제 짝인 30번이었죠"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크리스마스 때인가, 집에서 저를 밖에 나가지 못하게 했는데요. 그런데 성기가 밖에서 부르는 거예요.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라며 어린 시절 추억을 털어놨습니다.


origin_국민배우故안성기…중학교때짝꿍가왕조용필과60년인연도재주목.jpg(좌) 故 안성기, (우) 조용필 / 뉴스1


두 사람의 인연은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됐습니다. 안성기는 서울 돈암동에, 조용필은 정릉에 살며 인근 동네 친구로 지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강화도 소풍에서 함께 찍은 흑백 사진이 과거 방송에서 공개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안성기는 2018년 조용필의 데뷔 50주년 기념 릴레이 인터뷰 첫 주자로 나서 깊은 우정을 과시했습니다.


그는 "(조용필은) 집에 놀러 다니고 했던 아주 친한 친구였다"며 "예전의 사진을 보면 모범생의 모습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안성기는 "조용한 모범생이어서 가수가 될지 꿈에도 몰랐다"며 "신만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할 정도로 누구도 그런 기미를 채지 못했고, 자기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을 하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회고했습니다.


중학교 시절 소풍에서 함께 사진을 찍은 안성기와 조용필 [KBS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KBS 유튜브


절친다운 애정 어린 평가도 이어졌습니다. 안성기는 "친구 조용필은 자연인 그대로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가수 조용필은 어마어마하다. 진짜 거인"이라며 "가창력은 물론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는 창작 의지, 이런 것들은 정말 귀감이 된다"고 극찬했습니다.


조용필의 많은 곡을 즐겨 부른다는 안성기는 애창곡 중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한 소절을 직접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는 가왕을 "용필아"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늘 언제나 우리 곁에서 많은 즐거움과 행복과 기쁨을 나눠주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습니다.


1997년 KBS '빅쇼'에서는 두 사람의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안성기가 게스트로 깜짝 등장해 조용필의 기타 반주에 맞춰 페기 리의 '자니 기타'(Johnny Guitar)를 함께 불렀습니다.


1997년 KBS 빅쇼에서 노래하는 안성기(좌)와 조용필(우) [KBS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KBS 유튜브


이 방송은 조용필이 작년 추석 연휴 방송된 고척스카이돔 콘서트 전까지 KBS에 마지막으로 단독 출연한 무대였습니다.


조용필은 당시 따뜻한 미소를 띠며 "지금 여러분 깜짝 놀라시겠지만 너무나 잘 아시는 분인데, 영화 하면은 바로 이분이 떠오르죠. 저의 친구 안성기를 이 자리에 초대하겠다"고 소개했습니다.


안성기는 조용필 옆에서 시종일관 옅은 미소를 보이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와 노래를 이어갔습니다.


조용필도 기타를 연주하다 지긋이 안성기를 바라보며 호흡을 맞춰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습니다.


가수 조용필 / 뉴스1가수 조용필 / 뉴스1


안성기는 '자니 기타'를 부른 뒤 "이런 무대에서 노래했다는 게 정말 영광스럽다. 친하기는 하지만 조용필 옆에서 (노래) 하니 좀 떨리기도 하고 영광스럽다"며 "저도 옆에서 잘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앞으로 한 20집 정도에서 또 만나서 그때는 더 구수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용필은 이 방송으로부터 27년 뒤인 2024년 20집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안성기가 2019년부터 혈액암으로 투병하면서 방송 등 공개 석상에서 두 사람의 재회는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2013년에는 두 사람이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최고 영예인 은관문화훈장을 나란히 받았습니다. 훈장을 수훈한 뒤 조용필이 안성기와 팔짱을 끼고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주목받았습니다.


안성기, 74세로 별세...이정재·정우성 운구로 마지막 길 배웅배우 안성기 / 뉴스1


한편 이날 별세한 안성기의 장례는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사)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치러집니다. 발인은 9일이며 배우 이정재, 정우성 등 영화인들의 운구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