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냉동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거나 냉장고 속 남은 음식을 재가열해 섭취하는 일이 흔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습관 후 복부 팽만감이나 가스, 복통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소화력 부족으로 여기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재가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수화물 구조 변화가 주된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국립암연구소(NC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흰쌀밥이나 감자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품은 냉각 후 재가열될 때 '저항성 전분(Resistant starch)'이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저항성 전분은 일반적인 전분과는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소화 효소로 쉽게 분해되지 않아 소장에서 흡수되지 못하고 대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장내 세균의 발효 작용으로 가스가 발생하며, 이것이 복부 팽만감이나 통증의 원인이 됩니다.
저항성 전분이 무조건 해로운 것은 아닙니다.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들고 장내 유익균의 영양원이 되는 등 일부 건강상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장이 민감하거나 만성 복통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소화 문제 외에도 식중독 예방을 위한 '재가열 원칙' 준수가 중요합니다. 식품안전 당국은 조리 후 2시간 이내에 음식 온도를 낮춰 섭씨 8도 이하에서 냉장 보관할 것을 권장합니다. 상온에 장시간 방치하면 세균이 급속히 증식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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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열 시에는 겉면만 미지근하게 데우는 것이 아니라 음식 내부까지 골고루 충분히 가열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재가열 시 내부 온도가 63도 이상 올라가야 식중독균 증식을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남은 음식을 반복적으로 데워 먹는 습관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 번 데웠던 음식을 다시 식혔다가 또다시 가열하는 과정에서 소화 부담과 위생상 위험이 동시에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재가열한 탄수화물 섭취 후 지속적으로 불편감이 나타난다면, 개인의 장 상태에 맞춰 식사 방식을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먹을 분량만 덜어서 데우고, 증상이 계속된다면 단순한 소화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