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중단한 뒤 체중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맞춤형 조언과 장기적인 체중관리 계획 설정 등 지원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영국에서만 약 150만 명이 개인 비용으로 비만치료제 주사를 투여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사례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BBC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끊은 사용자들의 경험을 통해 약물 중단 이후 나타나는 극심한 식욕, 요요 현상 등의 위험성을 조명했습니다.
대형 피트니스 기업 영업 매니저인 타냐 홀 씨는 "과체중 체형 때문에 업계에서 내 의견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며 주사제 형태의 치료제 '위고비' 투여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타냐 홀 / BBC
홀 씨는 치료 시작 후 체중 감량에 성공하며 이전보다 존중받는다고 느꼈지만, 초기 몇 달간 수면 불량, 두통, 탈모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습니다.
38kg 감량에 성공한 홀 씨는 여러 차례 위고비 사용 중단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그는 "중단하자마자 며칠 만에 과식하게 되며 원점으로 돌아간다"며 "매번 시도할 때마다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결국 약을 다시 사용하게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위고비의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치료 결정은 의료 전문가와 함께 내려야 하며, 부작용 또한 이 과정에서 고려되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라이프스타일 전문의 후세인 알-주바이디 박사는 "최고 용량을 복용하다가 목표 용량을 달성하면 갑자기 약을 끊는 환자들을 자주 본다"며 "마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습니다.
알-주바이디 박사는 이어 "약물 복용을 중단한 후 1년에서 3년 사이에 체중이 상당 부분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BBC는 약물 중단 이후에도 체중 관리를 이어간 사례를 함께 소개했습니다. 감정적으로 폭식하는 증세을 앓던 엘런 오글리 씨는 심한 과체중으로 인해 중요한 수술을 무사히 마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동의서에 서명해야 했습니다.
엘런 오글리 / BBC
오글리 씨는 위고비와 비슷한 치료제인 '마운자로'를 사용하면서 음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영양학을 공부해 건강한 식습관을 재설계했습니다.
오글리 씨는 16주간 약물 복용 후 6주간 서서히 복용량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22kg를 감량했습니다. 체중이 줄어들며 운동량을 더 늘릴 수 있었고, 기분이 우울할 땐 먹는 대신 달리기를 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그는 마운자로 중단 후 체중이 서서히 증가해 처음엔 혼란을 느꼈으나, 생활 방식 변화를 통해 현재까지 총 51kg 이상 감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글리 씨는 "사람들이 마운자로 이후의 삶도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알-주바이디 박사는 이러한 이유에서 적절한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과도기를 겪는 이들에게 추가적인 지원이 없다면, 사회 전반의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때문에 변화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영국 의약품 규제기관인 국립보건임상평가원(NICE) 역시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한 후에도 최소 1년간 지속적인 상담과 맞춤형 조언을 받을 것을 권고했습니다.
위고비 / 뉴스1
전문가들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부작용 보완을 위해 중단 후에도 충분한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식단 유지와 걷기, 근력 운동 병행을 통한 기초대사량 관리와 실질적인 생활 습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또한 체중 변화뿐만 아니라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 주요 건강 지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며, 약물 중단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