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한동훈, 장동혁 지도부 저격 "민주당 아닌 나와 싸워... 노골적 공격 처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공격을 정면 비판하며 지지층 결집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지난 21일 한 전 대표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한 첫 토크 콘서트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판했습니다.


1천500여 명의 지지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한 전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처음으로 여는 대규모 공개 행사로 주목받았습니다.


이날 배현진·김예지·유용원·박정훈·정성국·안상훈·진종오 의원 등이 함께 참석해 한 전 대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한1.jpg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이번 행사는 국민의힘 당무감사위가 이번 주 중 이른바 '당원 게시판(당게)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열려 더욱 의미가 컸습니다.


한 전 대표는 토크 콘서트에서 "(당내에)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과 싸우는 저와 싸워서 정치적 탈출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며 당내 갈등 상황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같은 진영과 당내 공격은 늘 있고 허용할 수 있지만, 당의 권한을 이용해 이렇게 당내 인사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건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당무감사위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중징계를 권고한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 전 대표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잘못을 바로잡을 줄 아는 것도 용기"라며 "저는 모든 용기 있는 사람과 함께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장동혁 대표가 지난 19일 당내 쇄신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해석됩니다.


한2.jpg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또한 한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검사로서 좌천당한 경험을 언급하며 "저는 권력에 찍힌, 누구 말처럼 '들이받는 소' 같은 공직자였을 뿐"이라고 회고했습니다. 이는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사람을 들이받는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라고 쓴 표현을 직접 언급한 것입니다.


이호선 위원장은 지난 9일 당게 사태 중간 조사 결과 발표에서 사실상 한 전 대표 가족 연루를 시사하는 내용을 공개해 친한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그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산다는 건 제 오래되고 단단한 생각"이라며 "그런 단단함 때문에 계엄 저지, 영부인 문자 '읽씹', 통일교 만남 거절 등으로 빌미가 될 수 있는 유혹적 상황에서 길을 잃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보수 정치에 대한 자신의 철학도 피력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아스팔트에 태극기 들고 나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추종하는 건 보수가 아니다"라며 "자유로운 시민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그 과정에서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는 게 진짜 보수다"고 말했습니다.


행사 내내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한 전 대표의 발언마다 "도토리"를 외치며 열렬한 지지를 보냈습니다. 도토리는 한 전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통령'을 의미하는 은어로 통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