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바둑 사랑' 시진핑도 알아본 이창호 9단, 李 방중때 동행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 초 중국 국빈 방문에 바둑계의 전설 이창호 9단이 동행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0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이창호 9단이 이 대통령의 내년 초 국빈 방중에 함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마1.jpg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GettyimagesKorea


소식통은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가 높아지는 국면에서 바둑계의 거물이 직접 방중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문화 교류 차원의 상징성뿐만 아니라 이창호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개인적 인연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방중에서 이창호와 시 주석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이는 세 번째 대면이 됩니다. 다만 중국에서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창호는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한·중 정상 국빈 만찬에 초청되어 시 주석과 11년 만에 재회했습니다. 이는 시 주석이 2014년 첫 방한 당시 이창호를 기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특별히 마련된 자리였다고 합니다.


시 주석은 2014년 청와대 만찬에서 "오늘 오신 분들 가운데 모두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딱 한 분은 잘 알고 있다"며 이창호를 직접 지목한 바 있습니다. 당시 시 주석은 "이창호는 중국에서도 매우 유명하고 중국 기사들도 이창호를 거의 이겨본 적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마2.jpg이창호 9단 / 한국기원


바둑은 한국과 시 주석을 연결하는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지난 1일 APEC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최고급 비자나무 원목으로 제작한 1억원 상당의 '본비자 바둑판'을 선물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바둑알을 선물했으니 이제 그 바둑알을 올릴 바둑판을 전한다는 상징성을 고려했다"며 "한·중이 세계 바둑계를 주도하고 있듯 양국이 좋은 관계를 지속해나가기를 기원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최근 한·중 관계 개선 과정에서 서해 구조물 문제나 북핵 문제 등 양측 간 이견이 큰 사안의 즉각적 해결보다는 사회·문화 교류와 같은 비교적 부담이 적은 분야부터 성과를 내자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창호의 방중 및 시 주석과의 만남 추진 역시 한·중 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문화계 인사의 교류를 통해 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이어나가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한편 이창호는 1986년 프로에 입문한 이후 40년 가까이 정점의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그는 한국을 넘어 세계 바둑사에서도 역대 최고 기사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한류의 원조'라고 불릴만큼 중국 내 인기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