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북한군, 지난달에만 10차례 군사분계선 침범... 지뢰 매설 정황도

합동참모본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군이 지난 11월 한 달 동안에만 10차례에 걸쳐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을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합참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군의 MDL 침범은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총 16차례 발생했습니다.


특히 지난 11월 북한군의 침범 행위가 집중적으로 나타났습니다. 11월 4일부터 23일까지 약 20일간 10차례의 침범이 발생해 이틀에 한 번꼴로 MDL을 넘나드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북1.jpg지난 2023년 12월 동해선 지뢰매설 작업중인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0.10/뉴스1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원도 고성 지역에서 6차례로 가장 많은 침범이 발생했으며, 경기도 연천에서 3차례, 강원도 화천에서 1차례 각각 확인됐습니다.


합참 이성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이 11월부터 강원도 고성 지역에서 불모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고성의 특정 지역 MDL이 위쪽으로 뾰족하게 형성돼 있어 북한군의 침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MDL 침범에 대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했으며, 합참은 모든 침범 사례에서 북한군이 북쪽으로 퇴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4차례의 경우에는 경고방송만으로도 북한군이 즉시 퇴거해 경고사격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합참은 전했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MDL 이남 지역에서 지뢰 매설 작업을 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포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합참 “北, 서해상 방사포 추정 발사체 4발 발사”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gettyimageskorea


다만 북한이 처음부터 MDL 남쪽 지역에 지뢰를 매설할 의도였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북한은 2023년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비무장지대(DMZ) 내 MDL 이북 지역에 지뢰 매설과 철책선 설치 등 국경선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우리 군은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북한군이 경계선을 잘못 인식해 MDL 이남으로 넘어와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MDL은 일정 간격으로 설치된 표지판으로 구분되는데, 이 표지판들이 50년 이상 방치되면서 육안으로는 남북 간 경계가 불분명한 구역들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국방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11월 17일 북한에 MDL 기준선 설정을 위한 군사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어떠한 응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11월 17일 이후에도 북한군은 4차례 추가로 MDL을 침범했습니다.


다만 최근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북한군의 DMZ 내 작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이며, 이에 따라 MDL 침범 사례도 이전과 같은 빈도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한편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19일 '북한군 도발 시에도 사격을 자제하라고 국방부가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현재 기존 원칙대로 대응하고 있으며 작전 수행 절차에도 변경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