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3개월 만에 되돌아온 카카오톡 '친구 목록'... "완전한 원상복구 아니야"

카카오가 카카오톡 첫 화면인 '친구 탭'을 가나다순 '친구 목록' 중심으로 되돌리는 업데이트 배포를 12월 16~17일에 걸쳐 마무리했습니다. 


9월 23일 친구 탭을 피드형으로 바꾼 뒤 이용자 반발이 거세지자, 9월 말 '4분기 내 복원'을 약속한 지 약 3개월 만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원상복구'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부분 복귀, 부분 유지'로 봅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친구 탭 상단을 '친구'와 '소식'으로 쪼갠 데 있습니다. 이용자가 원하던 목록형 화면은 '친구' 탭으로 돌아왔지만, 9월 개편 때 도입한 인스타그램식 피드 화면은 '소식' 탭으로 남았습니다. 불만이 집중된 '친구 목록 삭제'는 되돌리되, 회사가 새로 설계한 소비 동선은 별도 공간으로 보존한 형태입니다. 순차 업데이트도 이틀 만에 끝났습니다. 변경 폭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 뉴스1정신아 카카오 대표 / 뉴스1


"기술적으로 간단한데 왜 3개월이 걸렸느냐"


그렇기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iOS와 안드로이드에 동시에 서비스 되는 어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할 때는 검수와 안정화, 스토어 심사, 단계적 롤아웃이 필요하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반응하면서도 "개발 난이도보다 의사결정 과정이 어땠을지 더 궁금증이 든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4분기는 연중 최대 광고 성수기입니다. 카카오톡 첫 화면을 피드형으로 바꾸면 게시물 사이에 광고를 끼우기 쉬워지고, 지면이 커지면 단가와 물량 모두 손대기 수월해집니다. '친구 목록'으로 완전히 되돌릴 경우 이 지면의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카카오가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수익화 구조와 이용자 반발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느라 시간을 끌었을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이용자들이 특히 불편을 호소하는 지점은 '생일 친구' 노출입니다. 9월 개편 전에는 친구 목록에서 생일 항목을 접거나 숨길 수 있었고, 설정에서 아예 표시하지 않게 바꾸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피드형 개편 이후 생일인 친구가 상시 노출되기 시작했고, 이번 '복원' 이후에도 숨김 옵션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용자 사이에서는 "선물하기를 유도하려는 장치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선물하기는 카카오의 핵심 수익 모델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이 부분은 회사가 의도를 인정하지 않는 한 단정하기 어렵고, 기사에서는 이용자 해석과 회사 설명을 분리해 다루는 것이 맞습니다.


카카오톡 개편의 진짜 성적표는 내년 1분기 실적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큽니다. 4분기는 광고와 커머스 모두 계절성이 강한 구간입니다. 


피드형 지면 확대의 효과가 4분기에 먼저 반영되고, 친구 목록 복원 이후 이용자 체류 시간과 광고 효율, 선물하기 전환이 어떻게 재배열되는지는 1분기 숫자에서 비교적 선명하게 잡힐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업데이트는 '이용자가 원했던 화면을 돌려줬다'는 선언이면서 동시에 '카카오가 포기하지 않은 동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