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가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운영사 지분을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2023년 6월 국내 도입을 주도했던 사업을 2년 반 만에 현금화하는 셈이어서, 투자업계와 유통가의 시선이 동시에 쏠리고 있습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 뉴스1
지난 17일 한화갤러리아는 PEF 운용사 H&Q에쿼티파트너스와 한국 파이브가이즈 운영사 '에프지코리아(FG코리아)' 지분 매각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화갤러리아가 지난 7월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배포한 뒤 5개월 만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 것입니다. 회사는 "갤러리아백화점 등 본업에 더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이번 거래가 주목받는 이유는 속도입니다. 외식업 전반이 불황을 겪고,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식음료(F&B) 매물이 시장에 적체된 상황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비교적 빠르게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M&A 시장에선 F&B 매물이 상당히 쌓여 있는데, 매각 속도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빨리 우선협상자가 선정된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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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에는 실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파이브가이즈는 지난해 매출 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5% 증가했고, 영업이익 3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브랜드의 국내 안착을 넘어, 손익 구조가 작동한다는 점을 숫자로 증명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가격은 아직 시장의 추정치입니다. 업계에서는 한국 파이브가이즈의 매각가를 600억~700억원 수준으로 거론합니다. 도입 당시 한화갤러리아가 투자한 금액이 200억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가 성사될 경우 3배 안팎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합니다.
다만 현재는 MOU 단계로, 구체적인 거래 조건과 최종 가격은 실사와 본계약 협의 과정에서 확정될 전망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거래의 디테일'입니다. 한화갤러리아와 H&Q 측은 이번 매각과 관련해 미국 본사 동의(승인) 절차가 어떻게 설정돼 있는지, 갤러리아백화점 등 그룹 유통 채널과의 시너지 계약이 매각 이후에도 유지되는지 여부 등은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서는 실사 과정에서 이 같은 조건들이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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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대금의 사용처도 관심사로 꼽힙니다. 회사는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확보한 재원이 한화갤러리아의 본업 경쟁력 강화와 투자 여력 확충 등 '한화갤러리아를 위한 곳'에 쓰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화갤러리아는 "티저레터 배포 이후 다수의 기업과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고, 한국 파이브가이즈의 성과와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적극적 사업 의지를 보인 H&Q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올해 김동선 부사장은 외식사업을 키우는 작업과 동시에, 레저·호텔 부문에서 '밸류업' 성격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병행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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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만 놓고 보면 김 부사장의 올해 행보는 '확장'과 '정리'를 동시에 밀어붙이는 그림입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올해 5월 급식업체 아워홈 지분 58.62%를 8695억원에 확보하며 몸집을 키웠고, 8월에는 북한산 리조트 파라스파라서울을 300억원에 인수해 '안토(ANTO) 브랜드로 재출발을 선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