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2026년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비상장 초기 단계에서 과감히 베팅했던 미래에셋그룹의 선제 투자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렛 존슨(Johnsen)은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사와 신규·기존 투자자들이 내부 주주로부터 주당 421달러(한화 약 62만 1천원)에 최대 25억 6천만달러(약 3조 7,760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알렸습니다.
이 거래 조건을 토대로 계산하면 스페이스X의 내재 기업가치는 8천억달러(약 1,180조원) 안팎으로 거론됩니다. 서한에는 2026년 IPO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 중이라는 취지의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대목에서 시장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미래에셋으로 옮겨갑니다. 미래에셋은 2022~2023년 스페이스X에 총 2억 7800만달러(약 4,100억원, 당시 환율 약 358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시장에서 회자되던 기업가치가 1300억~1500억달러대(약 192조~221조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8천억달러 안팎의 평가만으로도 투자 성과는 5~6배 수준으로 커졌다는 계산이 가능합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 사진제공=미래에셋그룹
블룸버그 등이 거론한 최대 1조 5천억달러(약 2212조 5천억원) 밸류로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평가이익이 두 자릿수 배수로 뛰는 시나리오도 열려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가치 재평가를 단순한 기대감으로만 보긴 어렵다는 점도 이번 이슈의 핵심입니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 매출을 2025년 약 150억달러(약 22조 1250억원), 2026년 220억~240억달러(32조 4500억~35조 4천억원)로 추정했습니다. 시장이 1조달러를 넘는 IPO를 입에 올리는 배경에는, 스페이스X가 발사체 기업을 넘어 스타링크 확장을 통해 궤도 위에서 통신망을 운영하며 현금흐름을 키우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스타십 개발 역시 성장 서사의 중요한 축으로 꼽힙니다.
미래에셋의 투자 방식이 함께 부각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래에셋은 회사가 먼저 실사와 법률 검토를 거쳐 자기자본으로 투자한 뒤, 고객이 동일 조건으로 참여하도록 연결하는 코인베스트(Co-invest) 전략을 강조해 왔습니다. 스페이스X는 이 모델이 성과로 이어진 대표 사례로 거론됩니다.
결국 이번 이슈의 요지는 "미래에셋이 운 좋게 대박을 쳤다"가 아니라,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회사를 이끄는 박현주 회장이 강조해온 글로벌 비상장 성장주 투자 철학이 실제 딜에서 구현됐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무려 '스페이스X'라는 대형 사례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IPO 시점과 최종 기업가치는 아직 변수 투성이입니다. 다만 남들이 상장 이후에야 이름을 올릴 기업을, 비상장 단계에서부터 좌표 찍고 따라붙는 방식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 수 있는지, 이번 국면이 또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스페이스 X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겸 스페이스X CEO / 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