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 영향으로 상승하며 장중 1480원을 넘어섰습니다.
18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원 내린 1477.3원으로 출발한 뒤 개장 초반 1477~1478원대에서 등락하고 있습니다.
전날에는 외국인 순매도와 달러 강세가 맞물리며 장중 1480원을 돌파한 바 있습니다. 올해 4월 9일(1487.6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간밤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의 수익성 우려가 부각되며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했습니다.
네이버 Npay 증권 캡처
오라클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사업 주요 투자자였던 사모펀드 블루아울 캐피탈이 투자를 철회한 것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에 엔비디아가 3.8%, 브로드컴이 4.5% 하락하는 등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글로벌 증시 조정과 위험회피 심리 강화로 달러는 안전자산 선호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외환당국은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전날 국민연금과 체결한 외환스와프를 실제 가동했습니다.
해당 스와프는 외환시장이 불안할 때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물환 매입 수요를 당국이 흡수하는 방식으로, 단기 환율 급등을 완화하는 안전판 역할을 합니다.
시장에서는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한국시간 18일 오후 10시 30분)와 오는 19일 예정된 일본은행(BOJ) 기준금리 결정이 향후 환율 변동성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주목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CPI 결과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환율 기조는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겨울철 식품과 생활물가 부담이 커지는 반면, 수출 기업들은 환율 효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 산업 간 체감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정부는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가동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이어가고 있으나, 시장 일각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근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4월 17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에서 진행된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상황을 보고 고물가 문제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반에 상당한 위기가 현실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1400원이 위기의 현실화였다면 1500원 돌파를 앞둔 지금 상황은 국가경제의 붕괴 직전"이라고 외환시장을 진단한 바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있다 / 대통령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