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전국노래자랑 스타 '할담비' 지병수씨 별세... 애도 물결

KBS1 '전국노래자랑'에서 손담비의 '미쳤어'를 부르며 춤춘 모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할담비' 지병수(82)씨가 지난 10월 30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습니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병수씨의 지인인 송동호 승진완구 대표가 이날 이 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전북 김제에서 만석꾼 집안의 11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지병수씨는 전주신흥고를 졸업한 후 한양대 무역학과에 입학했으나 중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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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형이 운영하던 건설회사에서 일하다가 서울 명동에 양품점 '듀반'을 개업하며 사업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지병수씨는 신촌에서 술집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전통무용을 배워 일본 공연을 가는 무용팀에 선발되는 등 다채로운 인생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3차례의 사기 피해와 잘못된 보증으로 인해 재산을 모두 잃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게 됐습니다.


지병수씨는 결혼하지 않았지만 양아들 2명을 키웠으며, 말년에는 서울 종로구 숭인동 반지하 월세방에서 홀로 거주했습니다.


옷을 매우 좋아해 방 3개 중 2개를 옷방으로 사용할 정도였으며, 양복 30벌, 셔츠 50벌, 구두 100켤레를 소장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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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수씨는 2019년 3월 24일 방영된 '전국노래자랑' 종로구 편에 출연하면서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 그는 "종로의 멋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뒤돌아서서 손담비의 '미쳤어'를 부르며 요염한 춤을 춰 인기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때 '할아버지 손담비'를 줄인 '할담비'라는 애칭을 얻게 됐습니다.


'전국노래자랑' 출연 이후 지병수씨의 인기는 급상승했습니다. 2019년 3월 29일 KBS2 '연예가중계'에 출연했고, 4월 2일에는 유튜브 공식 채널이 개설됐습니다.


4월 7일에는 롯데홈쇼핑 모델로 발탁됐으며, 4월 16일 tvN '유퀴즈 온더 블럭' 13회에도 출연했습니다. 5월 13일에는 KBS1 인간극장 '할담비는 미쳤어'에도 나왔습니다.


매니저는 '전국노래자랑'에서 인연을 맺은 송동호씨였습니다. 그는 지병수씨의 연예활동을 도왔습니다.


송씨의 도움으로 지병수씨는 2019년 10월 '일어나세요'라는 신곡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병수씨는 2020년 1월 23일 '할담비, 인생 정말 모르는 거야'라는 자서전을 출간했으며, 야구 경기 시구에도 나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방송 출연 기회를 얻기 어려워졌습니다. 송씨는 "코로나 후에는 사람들 관심이 온통 트로트에 쏠려서..."라며 "그래도 늘 '잠깐이나마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유명인이 된 건 영광'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전했습니다.


송씨에 따르면 지병수씨는 혼자 투병하면서도 불교의 힘으로 마음의 평정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장례는 무연고로 치러졌지만 송씨와 양아들이 상주 역할을 맡았으며, 11월 15일 발인을 거쳐 벽제 시립묘지 납골당에 안치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