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복잡한 건 덜고, 큰 판은 키운다"... 정용진 승부수에 이마트 주주들, '주가 폭등' 기대

"복잡한 건 덜고, 큰 판은 키운다"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주주들이 좋아하는 말입니다. 지난 15일 이마트 주가가 한꺼번에 튄 배경도 이 한 줄로 정리됩니다. 상장 자회사 신세계푸드를 공개매수로 품어 지배구조를 정리하겠다는 신호와,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이 다시 점화한 개발 기대감이 같은 날 겹쳤기 때문입니다.


이날 이마트는 정규장에서 8만9400원에 마감했습니다. 하루 상승률이 8.76%였습니다. 장중에는 상승 폭이 한때 10%대까지 확대되며 투자 심리를 달궜습니다. 오늘(16일)도 3% 이상 오르며 9만원을 넘기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주가를 띄운 첫 번째 스위치는 '정리'였습니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 주식을 공개매수해 완전 자회사 편입과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매수 기간은 2025년 12월 15일부터 2026년 1월 5일까지 22일간, 매수 가격은 1주당 4만8120원으로 직전 거래일(12일) 종가 대비 약 20% 프리미엄이 붙었습니다.


시장이 이 대목을 긍정적으로 보는 지점은 단순히 '프리미엄'만이 아닙니다. 이마트는 이미 신세계푸드 지분 55.47%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남은 지분을 정리해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면, 사업 재편의 속도와 자원 배분의 효율이 더 분명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붙었습니다. '상장사로서의 제약'을 덜고, 그룹 차원에서 식품 사업을 한 묶음으로 운용할 여지가 커진다는 해석입니다.


두 번째 스위치는 '확장'입니다. 같은 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을 찾아 현대화 사업 구상을 공개적으로 강조했습니다. 서울시는 동서울터미널을 교통 기능을 넘어 업무·상업·문화가 결합된 복합시설로 재편하고, 각종 행정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6년 말 착공,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동서울터미널 개발은 이마트 계열의 신세계프라퍼티가 참여한 신세계동서울PFV가 주요한 축입니다. 이 법인의 지분 구조는 신세계프라퍼티 90%, 이마트 5%, 산업은행 5%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세계프라퍼티 자체도 이마트가 지배하는 구조인 만큼, 시장은 이마트를 '유통 실적'만이 아니라 '개발 옵션'까지 함께 평가하고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들이 본 그림은 명확합니다. 한쪽에서는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비용과 의사결정의 마찰을 줄이고, 다른 쪽에서는 서울 동북권 관문에 해당하는 대형 부지 개발 스토리가 다시 살아나는 장면입니다. 이 기대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주가의 상승은 '단기 이벤트'가 아닌 '추세 변화'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물론 주가가 더 오를지 여부는 공개매수의 흥행 정도, 상장폐지 절차의 속도, 동서울터미널의 인허가와 착공 같은 후속 공정표가 어떻게 찍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만 15일 시장이 던진 평가는 하나였습니다. '정리의 신호'와 '확장의 신호'가 동시에 켜질 때, 주주들의 상상력은 숫자보다 빨리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마트 인터넷 주주토론방에서 활동하는 주주들은 최근 있었던 천일고속과 동양고속의 주가 상승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개발 기대감에 관련 보도 이후 주가가 폭등한 사례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해당 부지의 주요 주주인 ㈜신세계 역시 주가가 약 25% 뛰었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