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팥쥐 엄마 그 자체였다"... 이준석, 李 대통령의 업무보고 방식에 '맹공'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보고 방식을 팥쥐 엄마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윤석열 정부 출신 인사들을 지목해 면박을 주는 행태를 문제 삼았습니다.


15일 이준석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벌인 촌극을 보며 기시감이 들었다. 바로 팥쥐 엄마의 모습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재혼가정에서 많은 부모가 의붓자식을 마음으로 키우지만, 그렇지 못한 일부의 행태를 꼬집고 아이들에게 무엇이 올바른지 보여주고자 우리는 콩쥐팥쥐를 들려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origin_최고위생각잠긴이준석.jpg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2.15 / 뉴스1


이어 "이번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절대 그렇게 살지 말라'고 보여주는 팥쥐 엄마의 모습 그 자체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표는 "민간기업에서도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잡도리하려고 자신의 업무 범위도 아닌 내용을 마구 물어보고 모른다고 타박하면 바로 언론에 제보되고 블라인드 같은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이슈화된다"라고 비교했습니다.


그는 "역설적이게도, 그랬다면 이재명 대통령께서 가장 먼저 숟가락을 얹으며 질타하셨을 거다. 본인이 직접 하신 일을 본인이 욕했을 뫼비우스의 띠 같은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 대표는 "바로 그 일을 직접 생중계로 국민들에게 자랑하셨으니, 옳고 그름조차 분간하지 못하시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금 대통령께서 기관장들에게 보여주시는 기괴한 자신감은 더 많이 알고 더 자세히 알아서 생기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시험 문제를 범위 밖에서 내고도 불만을 권력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특수한 위치에서 비롯된 거다. 얼마 전 농림부 장관에게 '일본인인 척하고 바나나를 수입해오면 안 되냐'고 묻던 때부터 징조가 보이던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origin_회의자료살펴보는이준석.jpg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5.12.15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전 부처 및 산하 공공기관의 업무보고를 생중계로 공개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임명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공개 질타를 쏟아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외화 불법 반출 단속 관련 업무,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개발 사업 등 공항 현안에 대해 이 사장이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참 말이 길다", "아는 게 없는 것 같다" 등 강도 높게 지적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이 사장의 임명 시기와 임기를 따지듯 물었습니다. 


이 사장이 '2023년 6월 임명, 3년 임기'임을 답하자 이 대통령은 "내년까지냐.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 파악을 그렇게 정확하게 못 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친민주당 성향 누리꾼들은 관련 유튜브 영상에 "윤석열 정부 인사 수준"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origin_업무보고발언하는이재명대통령.jpg'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1 / 뉴스1


이학재 사장은 이 대통령의 질문이 업무 범위 밖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이 사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불법 외화 반출은 세관의 업무이고, 인천공항공사의 검색업무는 칼, 송곳, 총기류, 라이터, 액체류 등 위해품목"이라며 "인천공항은 위해물품 검색 과정에서 불법 외화반출이 발견되면 세관에 인계 한다. 책갈피에 숨긴 달러의 검색 여부는 인천공항공사 30년 경력 직원들도 모른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입찰과 관련해서도 "대통령님은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의 수요, 전망 등을 질문하셨는데 공항 입찰이 나올 것에 대비해 입찰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라고 말씀을 드렸다"라며 "대통령님은 모든 것을 알고 싶으셨겠지만, 아직 입찰도 안 나온 사업에 대해 수요조사 등을 할 수는 없는 사항이고, 저도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진행된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도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을 향해 "이사장님, 언제부터 이사장하고 계시냐"고 임명 시기를 거론했습니다.


이런 언급은 이 대통령이 박 이사장에게 주류 역사학계에서 위서로 취급받는 '환단고기'에 대해 물은 직후에 나왔습니다.


origin_이재명대통령국토교통부업무보고발언.jpg이재명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2 / 뉴스1


이 대통령은 환단고기를 근거로 한국사의 기원을 주장하는 유사 역사학자들을 비하하는 데서 비롯된 이른바 '환빠' 논쟁을 거론하며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거지 않은가. 동북아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냐"고 물었습니다.


박 이사장은 "열심히 하고 있다. 소위 재야 사학자들보다는 전문 연구자들의 이론, 주장이 훨씬 더 설득력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전문 연구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증거가 없는 건 역사가 아닌가?"라고 되물었고, 박 이사장은 "일단은 역사는 사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사료가 물리적 증거를 말하는 건지, 역사적 문헌에 있는 걸 증거라고 하는 건지는 논쟁거리"라고 했습니다.


박 이사장이 "기본적으로 문헌 사료를 중시하고 있다"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또 "결국 역사를 어떤 시각에서, 어떤 입장에서 볼 거냐, 근본적 입장들 차이가 있는 것 같아 고민거리"라고도 했습니다.


origin_대통령실李대통령환단고기관련주장에동의·연구지시한것아냐.jpg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당시 언급한 유사 역사학 '환단고기'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14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서점에 '환단고기'를 다룬 서적이 놓여 있다. 2025.12.14 / 뉴스1


야권에서는 유사 역사인 환단고기에 대한 발언이 쟁점화한다는 데 대한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환단고기가 역사라면 반지의 제왕도 역사"라고 했고,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환단고기를 관점의 차이라고 하는 건 백설 공주가 실존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며 대통령 개인 소신을 역사에 강요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역사 관련 다양한 문제의식을 있는 그대로 연구하고, 국가의 역사관을 수립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그 역할을 다해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질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