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은 간판으로 장사하지만, 결국 승부는 토지에서 갈립니다. 롯데가 뉴욕팰리스의 '건물'에 이어 '땅'까지 손에 넣으며, 맨해튼 중심부에서 흔들리지 않는 좌표를 찍었습니다.
15일 롯데뉴욕팰리스를 운영 중인 롯데호텔앤리조트(이하 롯데호텔)는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LOTTE New York Palace' 호텔 부지를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거래 상대는 뉴욕 카톨릭 대교구(Archdiocese of New York)로, 토지 인수 금액은 4억 9천만달러(한화 약 7000억원)입니다.
롯데호텔은 2015년 '더 뉴욕 팰리스 호텔(The New York Palace Hotel)'을 인수해 '롯데뉴욕팰리스'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건물만 매입하고, 토지는 임차하는 구조였습니다. 이번 거래로 롯데는 건물과 토지를 모두 보유하게 됐고, 장기 투자와 운영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기반을 갖췄다는 설명입니다.
롯데뉴욕팰리스 / 사진제공=롯데호텔앤리조트
롯데 측은 그간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상승과 미래 자산 가치를 고려해 토지 인수를 추진해왔고, 뉴욕 대교구와 장기간 협상을 거친 끝에 성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인수의 배경에는 '임차료 조정(리셋)'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롯데뉴욕팰리스 부지는 뉴욕 카톨릭 대교구가 보유하고, 임차료는 일정 주기마다 재산정되는 구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토지 가치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임차료 조정 시점에는 임대료 인상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습니다. 롯데는 토지까지 확보하면서 '운영은 내 손으로 해도 발밑은 남의 땅'이던 불안정성을 덜어냈습니다.
롯데호텔은 이번 토지 인수가 그룹 포트폴리오 전략 실행의 일환이자 재무 건전성 개선을 겨냥한 선택이라고 설명합니다. 건물과 토지를 모두 소유하게 되면서 임대료 상승 등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금 조달은 보유 자산 유동화와 외부 투자 유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인수 비용이 누적 임차료보다 낮아 영업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습니다. 임차 종료에 따라 리스부채가 줄어들면 부채비율이 낮아져 재무 지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중심부라는 입지 자체가 향후 자산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롯데호텔은 롯데뉴욕팰리스 운영 안정성 확보를 계기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글로벌 호텔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특히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위탁경영 사업을 확대하는 데 이번 거래를 중요한 기반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뉴욕팰리스 호텔 부지 인수는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리딩 호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롯데뉴욕팰리스 / 사진제공=롯데호텔앤리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