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가 2023년 10월 이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된 내란 행위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하려 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특검팀은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조은석 특검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동기와 최초 준비 시점 등을 포함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수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비상 대권'을 염두에 두고 주변에 여러 차례 언급했으며, 2023년부터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 25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에서 '나에게 비상대권이 있다. 내가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싹 쓸어버리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보다 앞선 2022년 7∼8월경에도 총선 이후 계엄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는 사정기관 고위직 출신의 진술이 확보됐습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등이 2023년 10월 군 인사를 앞두고 '비상계엄 시기를 전·후 언제 할 것인지'를 검토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때부터 비상계엄 준비가 본격화됐다는 판단입니다. 실제로 이후 군 인사에서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등 계엄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인물들이 주요 보직에 배치됐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이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에 기재된 내용과도 동일했습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은 군을 동원해 사법권을 장악하고, 비상 입법기구로 입법권을 장악해 입법·사법·행정권을 모두 틀어쥐는 무소불위의 독재 체제를 구축하려 했던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는 최상목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전달한 '국회 자금 차단 및 비상 입법기구 예산 편성' 지시문건,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게 건넨 '언론사 단전·단수·민주당사 봉쇄' 문건 등이 제시됐습니다.

여 전 사령관이 메모에 남긴 '정치인 체포 명단',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에는 '차기 대선에 대비 모든 좌파 세력 붕괴' 글 등도 증ㅇ거로 들었습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비정상적인 군사작전으로 북한의 무력 대응을 유발하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전시 또는 경찰력으로 통제 불가 상황이 와야 함', '군사적 명문화, 공세적 조치, 적의 요건을 조성' 등의 메모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 KTV

실제로 군은 평양에 전단통을 부착한 무인기를 투입하는 작전을 벌였지만, 북한이 실질적인 군사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서 계획이 실패했다고 특검팀은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4월 총선 결과를 '반국가세력에 의한 부정선거'로 조작하고, 이를 국회 기능 정지의 명분으로 삼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점거를 시도한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 요원 30여명에게 비상계엄 선포 시 부정선거 관련 선관위 직원들을 체포·감금하는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은 계엄 선관위에 출동한 부하가 보낸 조직도를 토대로 체포·감금할 직원 30여명을 최종 선정했고, 휘하 대령이 요원들에게 명단을 불러주며 수방사 벙커로 이송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송곳, 안대, 케이블타이, 야구방망이, 망치 등까지 준비했으며, 비상계엄 선포 직후 선관위에 무단 진입해 서버실을 점거하기도 했습니다.

2024년 12월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경내로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국회 관계자들이 몸싸음을 벌이고 있다 / 뉴스1

다만 예상보다 빨리 계엄이 해제되면서 직원 체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