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부처 업무보고 과정에서 나온 질의응답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법 외화 반출 가능성에 대한 답변 부족으로 공개적인 지적을 받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이후 해명 입장을 밝혔고, 대통령실은 해당 질의가 정상적인 업무보고 과정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좌)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우)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앞서 12일 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당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 해외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데 실제 그러냐"고 물었고, 이 사장이 답변하지 못하자 "참 말이 기십니다. 가능해요, 안 해요?"라고 질타한 바 있습니다.
불법 외화 반출 의혹에 대한 답변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은 지 이틀 만인 지난 14일 이학재 사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인천공항에서 30년을 근무한 직원이라 하더라도 보안 검색 분야에 직접 종사하지 않으면 해당 사안을 알기 쉽지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이번 일로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정보가 널리 퍼졌다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해법으로 언급한 100% 수하물 개장 검색을 현실화할 경우 공항 운영이 사실상 마비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 사장의 입장문에 대해 즉각 재반박에 나섰습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야당 출신이라 고압적인 자세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바라보니 그렇게만 보이는 것 같다"며 "정상적인 질의응답 과정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런 수법이 있다는 것을 공개하고, 이를 막겠다는 담당 기관의 발언을 들을 수 있었기에 오히려 예방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16일부터 나흘간 정부 부처별 업무보고 2주차 일정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대통령실은 지난주 업무보고 과정에서 있었던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에도 생중계를 이어간다는 입장입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생중계를 통해 지엽적인 부분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해석되는 문제들은 있다"면서도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국정운영 철학, 앞으로 국정운영을 이렇게 해나가겠다고 하는 부분까지 설명드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생방송을 유지하면서, 단점들은 최대한 보완해 나가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지난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부 부처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