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李대통령, '환빠'일 수도"... 한동훈 "대통령직, 자기 취향 드러내는 자리 아냐"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을 둘러싸고 이른바 '환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섰습니다. 한 전 대표는 대통령의 역사 인식과 발언 수위를 문제 삼으며 "대통령직은 개인적 취향이나 설익은 인식을 드러내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3일 한 전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 표현대로라면 본인이 '환빠'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환단고기가 주류 역사학계에서 이미 위서로 정리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를 공식 석상에서 다시 꺼내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취지였습니다.


논란은 전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 산하기관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에서 비롯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과의 문답 과정에서 환단고기에 대한 견해를 묻는 발언을 했고, 이를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역사 인식 논쟁이 촉발됐습니다. 한 전 대표는 해당 발언을 두고 '대통령 개인의 취향이 공적 영역으로 넘어온 사례'라고 규정했습니다.


origin_발언하는이재명대통령 (3).jpg이재명 대통령 / 뉴스1


한 전 대표는 이날 밤 11시 35분쯤 페이스북에 라이브 방송 내용을 정리해 올리며 비판 수위를 이어갔습니다. 그는 "이미 위서로 결론이 난 환단고기의 진위를 두고, 마치 여전히 의미 있는 학술 논쟁이 진행 중인 것처럼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환단고기는 역사학계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조작된 위서라는 평가가 내려진 지 오래"라며 "그런데 2025년에 대통령이 역사 업무를 담당하는 동북아역사재단을 상대로 관점 차이일 뿐이라며 대응을 주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과거 행보도 거론했습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이덕일 작가 등 이른바 환단고기 진서론자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냈고, 민주당 소속 인사들 역시 유사한 주장에 경도된 활동을 해온 전례가 있다"며 "이런 흐름을 보면 대통령이 실제로 환단고기 진서론을 믿고 있거나, 본인 표현대로 '환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자리는 설익은 개인 취향을 드러내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실제로 환단고기를 믿는다면 공적 자리에서 그런 발언을 삼가야 하고, 믿지 않으면서 아는 척한 것이라면 앞으로는 더 책임 있고 무게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리 역사는 환단고기 같은 위서를 끌어오지 않아도 충분히 자랑스럽고 위대한 역사"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환단고기는 고조선과 상고사를 다룬 기록을 표방한 책으로, 1911년 계연수라는 인물이 썼다고 전해지거나 이후 이유립이 1979년 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origin_한동훈전대표제복입은영웅들위해시위동참.jpg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주류 역사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위서로 결론을 내렸지만, 일부 재야 사학자들이 이를 근거로 독자적인 주장을 펴오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대통령과 동북아역사재단 간 문답이 공개되며 다시 불거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