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오후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해 강한 질책을 쏟아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외화 불법 반출 방지를 위한 출국검색 조치에 대해 이 사장에게 구체적인 현황을 물었습니다. "관세청에 물어보니 출국 검색은 공항공사 소관이라고 하더라"며 "달러를 1만 달러 이상 못 가지고 나가게 돼 있고 1만 달러라고 해봤자 한뭉치인데 이걸 수만 달러 갖고 나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책갈피를 끼고 나가면 안 걸린다는 주장이 있던데 실제로 그런가"라고 질문했지만, 이 사장은 "저희가 보안검색하는 건 유해물질을 주로 검색한다. 칼이라든지. 인천공항에서 주로 하는 업무가 아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2/뉴스1

이에 이 대통령은 "안 한다는 얘기네"라며 날카롭게 반응했습니다. 이 사장이 "하긴 하는데, 이번에도 저희가 적발해 세관에 넘겼다"고 해명하자, 이 대통령은 "자꾸 옆으로 새지 말고 제가 물어본 것에 얘기하라. 자꾸 다른 얘기 하시네"라고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외화 불법 반출 검색 방법에 대한 질문에 이 사장이 "실무적인 거라 모르겠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참 말이 길다"며 "책갈피에 (달러를) 꽂아가면 안 걸린다. (그러면) 당연히 검색해서 뒤져봐야지 통과를 시킵니까"라고 질타했습니다.

이 사장이 계속해서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세요"라고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장의 임기가 언제까지인지 물었고, 내년 6월까지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공항공사 사장한 지)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파악을 정확하게 못하고 계신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천공항이 추진하는 이집트 공항 개발사업 진척 상황에 대해서도 이 사장이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본인들이 만들어 자료를 제출했을 거 아니냐. 실제 진척 정도는 당연히 파악하고 있어야죠"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4일 인천 중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첨단복합항공단지 정비시설(H3) 개발사업 투자유치 실시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결국 이 대통령은 "됐습니다"라며 보고를 종료시켰습니다. 이어 이 사장을 향해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고 직격했습니다.

이학재 사장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3선 출신 의원으로 윤석열 정부 당시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이 사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이 사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으며, 실제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권 인천시장 후보군으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