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수)

"바가지 심해서 제주도 안 간다"던 관광객들이 제주 음식에 지갑 여는 이유

제주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여행 경비 중 가장 많은 돈을 식음료에 지출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주관광공사가 9일 발표한 '제주 F&B(Food&Beverage·식음료업) 소비 심층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24년 6월~2025년 5월) 카드 결제 내역과 설문, 리뷰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는 제주에서 식당 방문이나 배달, 테이크아웃을 경험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조사 결과 제주 관광객 지출액의 41%가 식음료 소비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제주 전체 식음료 시장의 52.2%에 해당하는 규모로, 내국인 관광객이 45.9%, 외국인 관광객이 6.3%를 차지했습니다. 도민보다 관광객의 식음료 소비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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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식당을 이용한 여행객 중 33.2%는 여행 기간 중 배달 앱을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식당 이용객의 59.1%, 배달 서비스 이용객의 73.9%는 포장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숙소에서 편안하게 식사하려는 수요와 영유아나 반려동물 동반 등의 이유로 포장과 배달 이용률이 높게 집계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메뉴는 회로 조사됐습니다. 식당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맛이었으며, 카페의 경우 분위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불만 사항은 '가격'에 집중됐는데, 방문 시 61.4%, 배달 시 14.3%, 카페 이용 시 41.1%가 가격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라면 비용을 더 낼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68.1%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외식비가 비싸다고 느끼면서도 '그래도 만족했다'는 답변이 58.6%로 조사돼, 바가지 논란과는 달리 '돈값을 한다면 지불한다'는 관광객들의 인식이 확인됐습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정가보다 비싸게 받는 바가지요금은 당연히 근절돼야 하지만 판매 가격에 상응하는 서비스 제공이 이뤄진다면 제주 외식 가격 논란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를 위해 어려운 일이지만 제주도민의 서비스 제공 수준을 관광객이 기대하는 서비스 수준보다 더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