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장 대표 메시지에 실망"... 장동혁 12·3 비상계엄 '옹호'에 더 커진 국민의힘 '내홍'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계엄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없이는 지지율 회복이 어렵다는 당내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재섭 의원은 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계몽령을 이야기하는 듯한 이야기는 당대표로서 해선 안 되는 이야기"라고 비판했습니다.


origin_법사위전체회의질의하는김재섭의원.jpg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김 의원은 "'윤 어게인'이 아니라 '윤 네버(never)'가 돼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장 대표가 언제 윤 전 대통령과 뚜렷하게 절연하는지 기다리고 있는데, 만약 그렇게 못한다고 하면 많은 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서 지도부를 강력하게 규탄하거나 지도자 자격을 의심하고 비판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소희 의원도 같은 날 BBS 라디오에서 "장 대표의 메시지를 보고 너무 가슴이 아프고 비참했다"고 토로했습니다. 김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메시지와 비슷해서 또 한 번 실망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전날 국민의힘 의원 25명 명의로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데 참여한 김 의원은 "윤 어게인 세력에 대해 정치적으로 절연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비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대신 야당을 향한 공세에 집중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 뉴스1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장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왜곡죄 신설·2차 종합 특검 추진을 겨냥해 "나치 정권의 히틀러 총통을 꿈꾸는 이재명 대통령의 입에서 나치 전범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닐 것"이라며 "국민과 전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과 진보당 의원들의 국가보안법 폐지안 발의에 대해서도 장 대표는 "간첩 말고는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법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을 간첩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색깔론을 동원했습니다.


그는 "이 정권은 중국 간첩들이 활개 치게 만들어 놓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종교의 정치 개입 사례를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급기야 마지막 자유의 보루인 종교 탄압까지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거부해 비판이 일자 대여 공세로 시선을 돌리고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 대표에게 사과를 촉구하거나 비판적 목소리를 냈던 의원들도 당장 지도부 퇴진론까지는 거론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origin_국회여객기참사특위발언하는권영진위원장.jpg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전날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참여한 권영진 의원은 4일 채널A 유튜브에서 "우리가 장 대표를 치받고 반란을 일으키려고 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권 의원은 "이제 민심으로 나아가는 항해를 시작하자는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는 걸 국민들께 전하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의 우경화 행보와 지지율 침체가 지속될 경우 당내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