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월급 3.3% 오르고 세금은 5.9% 폭등... "유리지갑은 웁니다"

최근 5년간 월급보다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 필수생계비가 빠르게 오르면서 이른바 '유리지갑' 근로자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4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의 월 임금은 2020년 352만 7000원에서 2025년 415만 4000원으로 연평균 3.3% 상승했지만, 월급에서 징수되는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는 44만 8000원에서 59만 6000원으로 연평균 5.9% 급증했습니다.


이로 인해 세금과 사회보험료가 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7%에서 14.3%로 확대됐으며, 근로자의 월평균 실수령액은 2020년 307만 9000원에서 2025년 355만 8000원으로 연평균 2.9% 증가에 그쳤습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근로소득세(지방세 포함)가 월 13만 1626원에서 20만 5138원으로 5년간 연평균 9.3%나 증가했습니다.


be9755c0-1edf-48fa-8a0b-a941298377ba.jpg한국경제인협회


사회보험료는 월 31만 6630원에서 39만 579원으로 연평균 4.3% 상승했으며, 고용보험은 5.8%, 건강보험은 5.1%, 국민연금은 3.3% 올랐습니다.


여기에 필수생계비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근로자들의 체감 임금은 더욱 줄어들었습니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필수생계비 물가는 연평균 3.9% 상승해 근로자 월 임금 증가율을 웃돌았습니다.


필수생계비 중에서는 수도·광열비가 6.1%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4.8%, 외식 4.4%, 교통 2.9%, 주거 1.2%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전체 23개 품목 중 17개 품목의 물가 상승률이 근로자 월 임금 증가율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기타연료 및 에너지 10.6%, 가스 7.8%, 전기 6.8% 등 광열비가 임금보다 두 배 이상 올랐으며, 사과·귤·딸기 등 과실 8.7%, 빵·우유 등 가공식품 5.0%, 음식 서비스 4.4%, 축산물 4.0% 등 식료품과 외식 물가도 전반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f5d3d789-9c59-4c0c-96e8-3017fca52af3.jpg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인협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를 위해 물가 상승에 따라 과표구간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현재는 물가 상승으로 월급이 오르더라도 근로소득세 과표 기준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상위 과표구간이 적용되면서 사실상 세율이 자동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물가연동제 도입으로 세수가 줄어들 가능성을 고려해 국내 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호주와 일본 등 수준인 15-20%대로 낮춰 조세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2023년 기준 33%에 달합니다.


사회보험 부문에서는 구직급여 반복수급과 건강보험 과잉진료를 막고, 연금의 지출 구조개선을 통해 보험료율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은 오프라인 시장과 달리 산지와 구매자 간 직거래가 가능하고 수수료가 낮아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이를 상시화하는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