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차기 회장에 홍성범 전 KAMA 본부장을 추천하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KAMA 회장 자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날 이른바 '현지누나' 메시지 내용을 감안하면, 자동차 업계에선 정부나 정치권이 이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 같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KAMA는 원래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2023년 미래차 산업 전환 트렌드에 맞춰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주로 현대차, 기아, 한국GM 등 국내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회원사로,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1988년 창립했습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회원사들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아 현대차, 기아차, 대우차 CEO급이 회장직을 맡았지만 최근엔 산업통상부 1급 이상 출신이 주로 맡아 왔습니다.
특히 2011년부터 산업부 전직 고위 관료들이 옮겨가는 자리로 굳어져 왔습니다.
김용근 전 회장은 산업자원부 산업정책본부장 출신이고, 후임인 정만기 전 회장도 산업부 1차관 퇴직 후 KAMA 회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지난 10월 임기가 만료된 강남훈 회장 역시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과 산업부 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 등을 거친 산업부 정통 관료 출신입니다.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 / 뉴스1
앞선 2일 문 의원은 김 비서관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홍성범은) 우리 중앙대 후배고 대통령·도지사 출마 때 대변인도 했고 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도 해서 회장하는 데 자격은 되는 것 같은데 아우가 추천 좀 해줘"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너도 알고 있는 홍성범이다.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김 비서관은 "넵 형님,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누나한테 추천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훈식이 형'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현지 누나'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매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으로 보고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밝혔습니다.
문진석 의원과 김남국 비서관의 대화를 메시지 형식으로 재구성한 이미지 / 사진=인사이트
대통령실도 "부정확한 정보를 부적절하게 전달한 내부 직원에 대해 공직기강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했다"고 공지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또는 청문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형님 누나 하면서 인사에 다 관여하는 것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의원은 어제 열린 국회 소속 상임위원회에도 참석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외부 활동을 중단하고, 별다른 입장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