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글로벌 스탠더드' 닮은 롯데 3·6·9·12 수시채용... '3세' 신유열 효과 본격화하나

롯데그룹이 3·6·9·12월 분기 고정 방식의 '예측 가능한 수시채용'을 도입하자, 취업준비생들뿐 아니라 재계의 관심도 그룹 안쪽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채용의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롯데의 설명 뒤에는, 최근 부상한 젊은 오너 3세 신유열 부사장의 글로벌 경험과 세대적 감각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신 부사장은 1986년 영국 런던 출생입니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학부를 마친 뒤,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MBA를 받았습니다.


첫 커리어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증권에서 시작했습니다. 노무라는 일본의 IB지만, 단순 IB가 아닙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ECM 시장을 다루는, '아시아 톱티어 하우스'로 통합니다.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JP모건과 함께 거론될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가진 곳입니다.


글로벌 IB의 채용 방식은 철저합니다. 캠퍼스 리크루팅 시즌이 매년 정해져 있고, 서류·인터뷰·케이스 스터디·파이널 라운드까지 모든 일정이 투명하게 공지돕니다.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예측 가능한 루트'가 제공되는 구조입니다.


롯데 3세 신유열, 바이오 각자대표로 : 네이트 뉴스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부사장) / 사진제공=롯데그룹


컬럼비아 MBA에서 공부하는 이들은 모두 이러한 경험을 합니다. 맥킨지·BCG·베인(MBB), 골드만삭스·JP모건, 빅테크들이 정해진 스케줄로 찾아오고, 정해진 룰로 채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지원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1년 단위의 준비 일정을 세울 수 있습니다.


신 부사장은 이런 질서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그가 글로벌 현장에서 체득한 '정해진 주기에 따른 채용 구조'의 경험이 이번 롯데의 정책 설계에 직접 반영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롯데가 이번에 내놓은 분기 고정 수시채용의 방향성과 그의 배경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인다는 분석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롯데 내부의 세대교체 흐름은 올해 인사에서도 뚜렷했습니다. 부회장단이 모두 용퇴했고, 주요 계열사 CEO 가운데 20명이 교체됐습니다. HQ 조직은 폐지됐고, 계열사 대표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가 앞세워졌습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39세 신유열 부사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에서 그룹의 신사업·글로벌 전략을 총괄해 왔으며,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로 선임되며 경영 전면에 나섰습니다. 특히 올해 가을 롯데가 해외 우수 현지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 롯데 글로벌 컨퍼런스 for G-LIFT' 개막식에서 "여러분이 롯데의 미래입니다"라고 말한 장면은 인재 확보와 채용 환경 개선에 대한 그의 관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롯데가 공식화한 '예측 가능한 수시채용'은 단순히 일정 고정에 그치지 않습니다. 3·6·9·12월 분기별 채용 진행, 12개 계열사 동시 참여, 30여 개 직무 공개, 실무 중심의 '아이엠 전형' 도입, 잡카페·직무 상담·자소서 컨설팅 등 연계 프로그램까지 담았습니다. 수시채용의 유연성은 유지하면서도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던 '예측 불가능성'을 줄이려는 구조입니다.


origin_CES2025LG전시관찾은신유열.jpg뉴스1


재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젊은 리더십이 추구하는 롯데의 새로운 방향"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도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신 부사장의 글로벌 스탠더드 경험과 롯데가 내놓은 채용 철학이 닮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세대교체 흐름이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채용 정책 역시 그 변화의 일부일 것"이라며 "이번 제도는 롯데가 앞으로 어떤 조직 문화를 그리려 하는지 보여주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