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한학자 "난 특검이 말하는 그런 사람 아냐... 이 나라 정치에 관심 없다" 혐의 일체 부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나는 특검에서 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며 보석을 신청했습니다.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우인성)는 이날 한 총재의 1차 공판을 진행하며 양측의 모두진술을 들었습니다. 동시에 한 총재에 대한 보석심문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한 총재는 법정에서 직접 발언에 나서 "내 나이 80이 넘도록 천주 하늘 부모님을 지상에 모시는 꿈을 가지고 일해왔다"며 "이 나라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세계 모든 정치인, 종교계, 학계가 나를 평화의 어머니, 홀리 마더 한으로 알고 있다"며 "하늘을 조금도 두려워할 수도 없고 사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사이트한학자 총재 / 뉴스1


한 총재는 또 "기회가 된다면 가평에 와 도와주시기를 간구한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가평에 와 보시라"고 말했습니다. 한 총재 측 변호인은 모두진술에서 "특검 측 공소사실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정치적 야심에서 비롯된 독단적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김건희 여사 및 정치인·정당 접촉 및 지원 등은 피고인 한학자와 무관하다"며 "윤영호는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고 줄이기 위해 한학자 피고인의 관여를 허위로 진술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된 샤넬 백과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도 변호인은 "교단의 선물이 아닌 윤 전 본부장의 개인적 선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보석심문에서 한 총재 측은 윤 전 본부장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방어권 보장을 위한 보석을 요청했습니다. 한 총재가 중증 안과 질환으로 13년 이상 치료받아왔고, 80세 고령에 부정맥 등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도 보석 사유로 제시했습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 / 뉴스1한학자 통일교 총재 / 뉴스1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구치소 내에서도 치료는 가능하며, 구치소에서도 수용 생활이 어렵다는 의견이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특검팀은 모두진술에서 "한 총재는 통일교 절대 권력자로 정점에서 모든 범행을 승인했다"며 "불법자금 집행은 피고인 승인 없이는 움직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오후에는 통일교 세계본부에서 해외 소통 업무를 담당한 서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한학자 총재 승인 없이는 자금이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증언했습니다. 서씨는 '2022 한반도 월드서밋'에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초청하고, 이를 계기로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와의 만남을 조율한 인물입니다.


서씨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윤 후보만 만나는 것은 부적절하고 민주당 후보까지 만나야 한다'는 뜻을 전했으나, 결과적으로 윤 전 대통령만 만났다고 합니다.


서씨는 외부 인사 초청 시 사례비로 20만~40만불(약 3억~6억원)을 지급한다며 "그런데 이때는 더 많이 지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인사이트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검사들이 검찰청 폐지에 반발해 원대 복귀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 현판 모습.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들의 원대 복귀 요청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것으로 전해졌다. 2025.10.1/뉴스1


해외 선거자금 지원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서씨가 2022년 7월 윤 전 본부장에게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이 금전 지원 50만불을 부탁했다"고 보고한 메시지와 "은행에서 잔금을 인출했고 대통령궁에 가서 지원금을 전달 예정"이라고 보고한 메시지가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네팔에 선거 비용 10만불 지원을 논의한 메시지도 나왔습니다. 서씨는 '이같은 자금 집행이 한학자 총재에게 보고되나'라는 특검 측 질문에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며 "승인 없이는 집행이 안된다"고 답했습니다.


'승인'의 의미에 대해서는 "문서에 쓰는 건 아니고, 윤영호 본부장이 한학자 총재에게 대면 보고하면 나중에 '참어머님께 승인받았습니다'라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의 의중을 어기고 마음대로 자금을 집행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제가 번역하고 피드백 받은 내용으로 볼 때는 한 총재님이 내용을 모른다고 보기가 어렵다"고 증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