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추행은 없었다"고 혐의를 재차 부인하면서, 고소인을 무고죄로 맞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달 30일 장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발생 무려 1년이 넘은 지금 고소장이 제출됐다"며 "고소인을 무고죄로 고소해 그 의도와 동기를 밝히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국회 비서관으로 알려진 고소인은 지난해 10월쯤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저녁 자리를 하던 중 장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시 한 언론사가 관련 영상을 확보해 보도를 준비했으나,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보도를 원하지 않아 기사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하지만 이 여성은 사건 발생 1년여가 지난 시점인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장 의원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고, 다음날(26일) 사건은 서울경찰청으로 이첩됐습니다.
장 의원은 사건의 본질이 고소인 남자친구의 '데이트 폭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장 의원은 "당시 저녁 자리에 갑자기 한 남성이 나타나 큰 소리를 지르며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저는 황급히 그 자리를 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 이후 누군가 남성의 폭력행위를 막기 위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장 의원은 "당시 경찰 출동이 추행에 관한 것이었다면 저는 무조건 조사를 받지 않았겠느냐"며 "전혀 그런 사실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고소인은 사건 발생 다음날 남자친구의 감금·폭행 때문에 출근도 못 했고, 동료들은 고소인을 데이트 폭력 피해자로 걱정했다고 한다"며 "이 정황들은 추행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장 의원은 사건 당일 고소인의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폭력을, 고소인에게는 데이트 폭력을 각각 행사했다며 "국민의힘 소속 동대문구청장의 보좌직원인 고소인 남자친구를 고소·고발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장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력히 비판했는데요. 주 의원은 "변호사를 대동한 장경태의 뻔뻔한 변명은 2차 가해의 향연이다. 뒷덜미 잡히고도 황급히 도망간 사람이 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장경태가 알량한 정치생명 때문에 피해자를 무고죄로 겁박했다. 뻔뻔할 수 있는 것은 권력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라며 "피해자는 오랜 고통 끝에 용기 내 고소했다. 권력자 장경태를 무고해서 얻을 것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주 의원은 "강제추행 혐의자가 기자회견을 자처해 2차 가해를 하는 것을 처음 본다. 방탄용 의원직을 가지고 있어 가능한 횡포"라며 "장경태의 2차 가해 기자회견으로 피해자의 고통은 가중됐다. 방탄용 의원직을 당장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