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통일교 前 간부 "김건희 그라프 목걸이, 한학자 지침아래 건넨 취임 선물"

김건희 여사의 '그라프 목걸이'가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직접' 지시로 전해졌다는 내용을 증빙하는 문자메시지가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는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에 대한 속행 공판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법정에서는 통일교 전 재정국장 이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습니다. 특검팀은 이씨가 2023년 12월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 정모 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핵심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이씨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배우자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 측에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사진=대통령실사진=대통령실


공개된 문자메시지에는 "취임식을 앞두고 TM(한학자 총재를 지칭)께서 여사에게 취임 선물을 하시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보고 후 선물을 준비해서 전달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순방 이후 불거진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논란, 아베 전 일본 총리 피습 사건, 원정 카지노 의혹 등으로 인한 통일교의 어려운 상황을 언급하며 "대선 이후 갖게 된 신뢰감도 무너질 것으로 염려됐고 아울러 이러한 난항을 타개하기 위함이 금번 선물 이슈"라고 기술한 대목입니다.


문자메시지에는 또한 "실제 TM께서 7월 16일에 지침을 주셨다고 했다. 국모로서 품격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도 주셨다. 그 지침을 받고 진행된 것이다"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대외협력본부한학자 통일교 총재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대외협력본부


민중기 특검은 이씨에게 "그라프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한 사실이 수사기관에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알리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러한 문자를 전송하게 된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으나, 이씨는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특검팀은 2022년 7월 29일 그라프 목걸이 구입 후 이씨와 윤 전 본부장 간 대화에서 나온 '구매자 김건희로 등록하면 안 될 것 같아 일단 내 이름을 기재했다'는 발언의 의미에 대해서도 질문했지만, 이씨는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다만 이씨는 그라프 목걸이를 구매하고 통일교 측에서 정산받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 뉴스1김건희 여사 / 뉴스1


한편 김건희 여사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 1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지난 8월 29일 구속기소됐습니다. 


또한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합계 2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와 전성배 씨와 공모해 2022년 4월부터 7월까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교단 지원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고가 목걸이 등 합계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지난 5일 샤넬 가방 2개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지만,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