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퇴역한 장보고함, 폴란드로 간다... 한국의 '8조원 잠수함 수출전' 전략 카드 가동

한국 정부가 올해 말 퇴역을 앞둔 해군 1세대 잠수함 장보고함을 폴란드에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최대 8조원 규모의 폴란드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분석됩니다.


26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폴란드 측에 장보고함의 공식 퇴역 후 이를 폴란드로 이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1997년 5월 장보고함이 하와이 파견훈련을 통해 1만 마일 단독항해에 성공하며 장거리 잠항과 원해 작전능력을 입증했다 / 해군 제공1997년 5월 장보고함이 하와이 파견훈련을 통해 1만 마일 단독항해에 성공하며 장거리 잠항과 원해 작전능력을 입증했다 / 해군


이번 제안은 폴란드가 28일 해군의 날을 맞아 발표할 예정인 '오르카 프로젝트' 적격후보 선정을 앞두고 나온 것입니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가 추진하는 3000t급 신형 잠수함 3척 도입 사업으로, 잠수함 구매비만 약 3조4000억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유지보수 및 운영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사업 규모는 최대 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대형 프로젝트에는 한국의 한화오션을 포함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스웨덴 사브 등 세계 주요 조선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잠수함과 같은 고도 기술 장비의 수출에서는 절충교역 관행에 따라 기술 이전과 지식재산권 제공이 필수 조건으로 요구되는 만큼, 정부와 군의 적극적인 지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GettyImages-2152681660.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부의 장보고함 무상 양도 제안은 단순한 잠수함 건조를 넘어 인력 양성과 기술 지원까지 포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한국의 역량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잠수함 양도 시에는 승조원 훈련 프로그램과 각종 지원 패키지가 함께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해군 관계자는 "장보고함은 퇴역 후 방산 수출과 국제 협력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보고함은 지난 19일 최종 항해를 마치며 33년간의 임무를 완료했습니다. 1988년 독일 HDW조선소에서 건조가 시작된 이 잠수함은 1991년 진수됐으며, 우리 해군이 1992년 인수해 1994년부터 실전 배치됐습니다.


장보고함은 그동안 총 63만3000㎞(34만2000해상마일)를 항해했는데, 이는 지구 적도 둘레 4만㎞의 15배가 넘는 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