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7.7원 급등한 1475.6원에 마감하며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이슈로 환율이 요동쳤던 시기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원 환율 시황이 나오고 있다. 2025.11.21 / 뉴스1
이날 환율 급등의 주요 원인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였습니다. 미국 증시에서 시작된 AI(인공지능) 거품론과 기술주 고평가 우려가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면서 외국인들이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주식을 대거 매도했고, 이 과정에서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실제로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 821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이는 올해 하루 순매도 금액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코스피 지수도 전날보다 3.79% 하락한 3853.26으로 마감했습니다.
미국 증시의 불안정성도 국내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전날 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84%, S&P 500 지수는 1.56%, 나스닥 지수는 2.15% 각각 하락했습니다. 특히 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장중 5% 넘게 상승했다가 3.15% 하락 마감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일본 엔화 약세도 원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했습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57엔대를 유지하며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엔화는 원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프록시(대리) 통화로 여겨져 엔화 약세가 원화 약세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9.18원으로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인 931.76원보다 7.42원 상승했습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081 수준으로 전날보다는 0.16% 내렸지만 사흘째 100선을 웃돌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500원 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