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향후 5년간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하고, 이 중 60조원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에 집중 투입하기로 하면서 어떤 사업들이 핵심 육성 대상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LG전자의 전장(車電)과 냉난방공조(HVAC), LG 생산기술원의 반도체 장비 등 그룹 내 B2B 사업 전반이 대규모 투자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소부장'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체 국내 투자 100조원 가운데 60%를 관련 연구개발(R&D) 및 생산 확충에 배정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 뉴스1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국내 산업 생태계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에 필요한 소부장을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하는 혁신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자국 우선 전략, 관세 정책, 미·중 갈등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변수가 커진 상황에서 LG가 대규모 소부장 투자를 통해 안정적 제조 기반을 다지려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가장 큰 투자는 LG전자에서 이뤄질 전망입니다. LG전자가 미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전장 분야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R&D가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장 사업은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 확대와 함께 기술 투자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AI 수요 확대로 주목받는 LG전자의 HVAC 사업도 투자 확대가 예상됩니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칠러 등 고효율 냉각 솔루션 개발이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LG전자 산하 LG 생산기술원이 개발 중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스마트팩토리용 산업용 로봇 역시 이번 소부장 투자 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뉴스1

LG디스플레이의 차세대 OLED,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및 센싱 부품 등 계열사별 핵심 부품 사업도 적극적인 투자처로 꼽힙니다.

배터리·화학 계열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라인 확충, LG화학은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 등에서 소부장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전체 투자금 100조원 가운데 나머지 40조원은 AI 분야에 집중될 전망입니다.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 R&D, LG전자의 AI 가전 및 스마트홈 기술 개발 등이 대표적인 투자 대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LG는 이번 계획을 통해 B2B 기반의 안정적이고 수익성 높은 사업 구조를 본격 강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