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카리나도, 제니도 입었다... 할머니가 입던 '김장조끼', 1020 사이서 인기 폭발한 이유

한때 할머니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김장조끼'가 MZ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꽃무늬 누빔조끼로도 불리는 이 아이템이 젊은 층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김장조끼'와 연관 키워드 검색량이 지난 9일 90까지 치솟았습니다.


0004556405_001_20251116143009770.jpgInstagram 'katarinabluu'


지난해 12월 20일 100까지 올랐던 검색량은 날씨가 따뜻해진 후 감소했지만,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부터 관심이 폭발적으로 다시 늘어났습니다.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6일까지 '김장조끼' 검색량은 총 4만200건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20대 검색 비율이 13.2%, 30대가 36%로 MZ세대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습니다. 이는 50대 이상 검색 비율 15.4%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입니다. 여성 검색 비율은 84.3%를 차지했습니다.


김장조끼 인기의 배경에는 '촌캉스' 문화의 확산이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촌관광을 경험한 국민 비율은 43.8%로 2022년 35.2%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일상 탈출·휴식·치유'가 농촌을 찾는 가장 큰 이유였으며, 농촌에서 숙박하는 이른바 '촌캉스' 경험도 소폭 증가했습니다.


농촌 감성을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촌캉스룩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김장조끼가 자연스럽게 MZ세대의 패션 키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촌스러운 감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주목받았다면, 최근에는 "따뜻하기까지 하다"면서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룹 블랙핑크 제니, 에스파 카리나 등 인기 걸그룹 멤버들이 김장조끼를 입은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재한 것이 화제를 모으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130564647.3.jpgInstagram 'jennierubyjane'


특히 10대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맘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딸이 김장조끼를 사달라고 한다", "수능에도 김장조끼를 입고 가려고 한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습니다. 과거 '할머니 옷장'에서나 볼 법했던 누빔조끼가 이제는 Z세대에게 '가성비·보온성·촌스러움의 반전 매력'을 갖춘 신상템이 된 셈입니다.


인기의 원인은 뚜렷합니다. 5000원대로 구매 가능한 부담 없는 가격, 두툼한 누빔이 주는 보온성, 조끼 특유의 활동성, 그리고 '할매니얼' 트렌드와 결합하며 자연스럽게 대중화됐습니다.


전통적인 실내복·노동복 이미지였던 누빔조끼가 오히려 '새롭고 힙한 아이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오픈마켓과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김장조끼, 할머니 조끼 등의 키워드로 다수의 상품이 랭킹순으로 노출되고 있으며, 판매 실적과 고객 평가 등이 순위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가격대는 5000원부터 2만원 대까지 다양합니다. 10대·20대가 주로 이용하는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서도 누빔조끼는 꾸준히 상위 랭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BYCBYC


이 같은 열풍은 과거 '깔깔이'라 불리던 경량 패딩이 겹쳐 입기 좋고 보관이 편하다는 이유로 가을철 필수템으로 자리 잡았던 흐름과도 닮아 있습니다.


누빔조끼 역시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젊은 세대의 겨울 필수품으로 자리를 굳혀가는 모양새입니다.


반려동물에게도 보온과 패션 아이템으로 김장조끼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BYC가 반려동물용 브랜드 '로다'와 협업해 출시한 반려견용 김장조끼는 2023년 11월 열린 반려동물 박람회에서 전년 대비 약 275% 증가된 물량을 준비했음에도 행사 이틀 만에 전 사이즈가 품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