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수익이 안 돼도 '이른둥이' 위해 멈추지 않았다... 유한킴벌리 '초소형 기저귀'가 만든 기적

오늘은 세계 이른둥이의 날입니다. 세상에 조금 일찍 도착한 아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작지만 강인한 생존 의지를 응원하는 날입니다.


이른둥이란 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나거나 출생 체중이 2.5kg 미만인 신생아를 말합니다. 국내 신생아의 약 8~9%가 이른둥이로 태어나고 있는 현실을 떠올리면, 이 기념일이 가진 의미는 더욱 깊어집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일반 신생아보다 훨씬 더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 이른둥이에게는 기저귀 한 장조차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체온 유지 능력이 미숙하고 피부가 매우 얇아 작은 자극에도 취약할 뿐 아니라, 대소변의 양과 기저귀 패드의 무게 변화는 신장 기능과 수분 상태를 판단하는 핵심 의료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몸에 맞지 않는 큰 기저귀를 사용하면 배설물이 새기 쉬워 측정이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이는 치료 과정에 불확실성을 초래합니다.


그래서 의료진은 이른둥이에게 체형에 꼭 맞는 ‘전용 기저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정확한 사이즈의 기저귀만이 배설물을 온전히 받아내고, 패드의 무게 변화도 정밀하게 기록되어 치료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유한킴벌리유한킴벌리


문제는 이 ‘작은 기저귀’를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입니다. 초소형 제품은 아주 작은 오차에도 기능이 무너져 기존 설비로는 정밀한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수요 역시 10분의 1에 불과하다보니 시중에서는 이른둥이 전용 기저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하기스 이른둥이 캠페인'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일정 기간을 생활해야 하는 이른둥이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전국 대학병원 NICU와 자사몰 맘큐를 통해 기저귀를 지속 지원하는 활동입니다.


이 캠페인의 시작은 2011년 한 간호사의 편지였습니다. "일반 사이즈보다 더 작은 기저귀가 필요하다" 현장의 요청은 곧바로 유한킴벌리의 움직임을 이끌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작은 몸이 겪는 불편과 위험을 하나씩 기록하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작고 섬세한 제품이다 보니 기존 설비로는 제작할 수 없어, 전용 생산 모듈을 새로 설계해야 했습니다.


"제품은 작아질수록 만들기 어렵습니다. 작은 사이즈에 맞는 모듈을 별도로 설계해야 했고, 경제성만 보면 지속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른둥이 기저귀를 납품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5-11-17 15 33 26.jpgYouTube '유한킴벌리'


개발에 참여한 한 생산 엔지니어의 말입니다.


이 엔지니어는 동시에 이른둥이 아빠이기도 했습니다. 첫 아이가 1.09kg으로 태어났던 그는, 자신이 만든 기저귀를 차고 인큐베이터 안에 누워 있는 아이를 처음 봤던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이른둥이 기저귀를 착용하고 있는 제 아이를 봤을 때, '이른둥이'를 가졌던 부모님들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싶었어요. 현재는 어린이집도 잘 다니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그는 "엄마 아빠 품으로 돌아갈 이른둥이들을 위해서 조금 더 안전하고 깨끗하고 착용감이 좋은 이른둥이 기저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른둥이 기저귀는 부모에게 '희망이 자라고 있는지'를 확인해주는 작은 창이자, 아이와 연결되는 거의 유일한 촉감 같은 존재였습니다.


유한킴벌리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지난 9년간 이 작은 기저귀를 한 번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2017년 이후 누적 기부량은 600만 패드를 넘어섰고, 지금까지 4만 명 이상의 이른둥이에게 전달됐습니다. 이 기저귀를 사용했던 아이들은 이제 건강하게 자라 어린이집에 다니고, 학교를 준비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 하나하나의 성장 뒤에는 보이지 않는 보호막 같은 기저귀 한 장, 그리고 그 한 장을 만들기 위해 묵묵히 노력해온 사람들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태어남은 작았지만, 그 아이들이 살아갈 내일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미래를 지켜주는 것은, 누군가가 '작아서 더 어렵고, 수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계속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작은 기저귀 한 장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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