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미 주식시장 상장 준비하는 LG전자 '손자회사'... 문 열리기 직전

LG전자가 미국에서 키워온 커넥티드TV 광고 법인 LG 애드솔루션(LG Ad Solutions·옛 알폰소)이 미 증시 입성을 눈앞에 두고 막판 몸 만들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9월 말, 이 회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등록서 초안을 비공개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한 달 남짓한 사이 데이터·AI·조직·제품을 동시에 손보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LG 애드솔루션의 모태는 LG전자가 2021년에 인수한 미국 TV 데이터 회사 알폰소입니다. LG 스마트TV 운영체제인 웹OS를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커넥티드TV(CTV) 광고 인벤토리를 판매하고, 시청 데이터를 활용한 타겟팅과 효과 측정을 제공하는 플랫폼 역할을 합니다. LG전자가 TV 완제품 제조를 넘어 광고·데이터 사업으로 외형을 넓히는 과정에서 가장 앞단에 서 있는 손자회사입니다.


사진 제공=LG전자사진 제공=LG전자


SEC에 비공개로 IPO 등록서를 등록서 제출한 뒤, LG 애드솔루션이 가장 먼저 손본 것은 데이터·AI 인프라입니다.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10월 22일 이 회사는 미국 데이터·AI 기업인 데이터브릭스(Databrick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TV 시청 행태를 잡아내는 자사 자동콘텐츠인식(ACR) 데이터를 데이터브릭스 마켓플레이스에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브랜드와 광고주는 데이터브릭스 환경에서 LG 스마트TV ACR 데이터를 자사 보유 고객 데이터와 바로 결합해 세분 타깃팅과 성과 분석, AI 모델링까지 한 번에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구조입니다.


데이터브릭스 제휴를 계기로 LG 애드솔루션의 데이터 상품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이 회사는 10월 중순 데이터브릭스 마켓플레이스에 올린 프로그램 뷰 데이터 피드를 업데이트한 데 이어, ACR 데이터 유통을 델타 셰어링(Delta Sharing) 기반으로 전환해 미국 시장에서 대형 광고주와 애드테크 파트너가 접근하기 쉬운 형태로 바꾸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AI 에이전트 기반 플랫폼 구축도 가속하는 모습입니다. 10월 30일 여러 테크 매체는 LG 애드솔루션이 에이전티브(Agentiv)라는 AI 플랫폼을 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플랫폼 안에는 미디어 플래닝, 리포트 작성, 데이터 클린룸 협업 등을 담당하는 20개 이상 AI 에이전트가 탑재돼 있고, 광고주와 에이전시가 캠페인 정보를 입력하면 도달 범위 추정, 예산 배분, 보고서 초안 작성 등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준다고 합니다. 


LG 애드솔루션을 에이전트 기반 광고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습니다. 


LG전자 조주완 CEO / 사진제공=LG전자LG전자 조주완 CEO / 사진제공=LG전자


미국 현지 기업 중 몇몇은 이 회사의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복잡한 클라이언트 보고서를 작성하는 시간과 인력을 크게 줄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LG 애드솔루션이 자체 에이전트와 광고주·에이전시·다른 애드테크 업체 에이전트를 조정하는 허브 플랫폼을 가진 덕분입니다. 


제품 측면에서는 커넥티드TV와 소셜을 잇는 시도도 이어집니다. 10월 2일 영국의 한 퍼포먼스 마케팅 매체는 LG 애드솔루션이 소셜 싱크(Social Sync)라는 도구를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미 검증된 광고 소재를 그대로 TV 화면으로 옮겨오는 솔루션을 선보였다며, 그 주 주목할 만한 애드테크 도구 다섯 개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TV 화면에서 QR코드나 인터랙티브 요소를 활용해 이른바 쇼퍼블 광고를 구현하려는 시도와 맞닿아 있는 흐름입니다. 조직과 영업 채널 정비도 IPO 준비와 맞물려 있습니다. 데이터브릭스 파트너십을 발표한 같은 날, LG 애드솔루션은 미국 에이전시 개발 총괄로 로즈 맥거번을 선임했습니다. 


맥거번은 AT앤티, 워너미디어, 잰더, 다이렉TV 등에서 미디어 에이전시·세일즈 조직을 두루 거친 인물입니다. 미국 대형 에이전시와의 파트너십을 전담할 창구를 세운 것으로, 상장 이후 매출 레버리지를 키우기 위한 선제적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리스크는 있습니다. 미국의 한 매체는 부정 트래픽 분석기관 자료를 인용해 LG 애드솔루션 인벤토리 가운데 약 15퍼센트가 비인간 트래픽(IVT)으로 분류됐다고 지적했습니다. CTV 업계 전반이 겪는 공통 과제이긴 하지만, 상장 이후 밸류에이션에는 부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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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9월 말 비공개 등록서 제출 이후 한 달여 동안 LG 애드솔루션은 데이터브릭스와의 제휴로 TV 시청 데이터 유통 경로를 정비하고, AI 에이전트 플랫폼 론칭과 에이전시 조직 강화, 소셜 연동 솔루션 출시 등으로 사업 스토리를 빠르게 채워 넣고 있습니다. 


아직 SEC에 공개 등록서가 올라오지 않았고 상장 시기와 공모 규모도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LG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TV 광고·데이터 사업을 플랫폼과 AI 이야기로 포장해 미 증시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르는 국면이라고 보입니다.


정리하면, 상장 문 자체가 완전히 열린 것은 아니지만 LG 애드솔루션이 그 문 앞에서 몸을 풀며 대기하는 단계까지는 와 있다는 것이 현지 보도와 업계의 대체적인 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