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서 또다시 격돌했습니다.
한 전 대표가 홍 전 시장을 '탈영병'이라고 비판하자, 홍 전 시장은 문학작품을 인용하며 "탈영이 아니라 탈출"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지난 14일 홍 전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병주 작가의 대하소설 '지리산'을 다시 읽었다고 밝혔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그는 "지금의 좌우익 혼란상이 해방 직후 대한민국과 흡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리산'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6·25 전쟁까지 이어지는 격동기를 배경으로 지리산 빨치산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주인공 박태영은 혼란 속 지식인을 상징하는 인물로,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합니다.
홍 전 시장은 주인공 박태영의 선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박태영은 남로당을 선택한 그의 결정이 잘못이었음을 알면서도 끝까지 전향하지 않고 죽음을 택한 것이 스스로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책벌이라고 했다"며 "나는 그의 선택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이어 "어느 집단이 길을 잘못 가고 있을 때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진력을 다하다가, 안 되면 그 집단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게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집단에서 같이 동사(同死)하는 건 올바른 선택은 아닐 것"이라며 "그건 탈영(脫營)이 아니고 탈출(脫出)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 Facebook '홍준표'
이는 앞서 한 전 대표가 자신을 '탈영병'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됩니다.
지난 11일 홍 전 시장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검찰 내부 반발이 크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윤석열·한동훈 같은 정치 검사가 검찰을 망쳤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한 전 대표는 "이재명 정권에 겁먹고 탈당해 도망간 '탈영병 홍준표'는 입 좀 다물라"고 응수했습니다.
두 사람은 과거 같은 당에 속해 있으면서도 '앙숙'으로 불리며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운 바 있습니다.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당정 갈등'이 불거지자, 홍 전 시장은 SNS를 통해 한 전 대표를 저격했습니다.
또 두 사람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경선에서 경쟁자로 만났을 때도 토론회에서 서로를 향해 독설하며 신경전을 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