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하이브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 "수차례 살해 협박, 인종차별 받아"... 어려움 토로

글로벌 K팝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가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신인상' 후보 지명이라는 영예를 안았지만, 동시에 데뷔 이후 수천 건의 살해 협박을 받아온 충격적인 현실을 고백했습니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멤버 라라(Lara Rajagopalan)는 "온라인으로 1000건이 넘는 살해 협박을 받았다"며 심각한 상황을 털어놨습니다.


라라는 "아무렇지 않다고 스스로 되뇌이지만,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해 협박을 하는 경험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하이브하이브


타밀계 인도 혈통을 지닌 미국 시민인 라라는 두 문화권을 넘나들며 성장했지만, 글로벌 활동 시작과 함께 인종적 편견에 직면했습니다. 특히 '불법으로 미국에 거주하며 일하고 있다'는 허위 신고까지 접수되는 등 악의적인 공격을 받았습니다.


라라가 양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이후에는 성 정체성과 인종을 둘러싼 비난이 더욱 격화됐습니다.


라라는 "부정적인 글을 보지 않으려 트위터(현 X)를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필리핀계 미국인 멤버 소피아 라포르테자(Sophia Laforteza)도 "우리가 공인이라 해도 여전히 인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가족까지 향한 공격은 상처로 남는다"고 호소했습니다.


여성 아티스트를 향한 온라인 폭력과 스토킹은 음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Good Luck, Babe!'로 빌보드 핫100 차트 4위에 오른 채펠 로언(Chappell Roan)은 작년 말 SNS에서 "TV나 인터넷에 자주 나온다고 스토킹 같은 행동을 하는 건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며 일부 팬들을 비판했습니다.


FastDL.Net_556010994_18532839376007321_8146654973585606879_n.jpg(왼쪽부터) 라라 / Instagram 'lararajj', 소피아 / Instagram 'sophia_laforteza'


도자 캣(Doja Cat) 역시 "(일부 팬들이) 소름 끼치는 행동을 한다"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한 바 있습니다.


라라는 "여성을 순위 매길 대상처럼 취급하는 문화는 병적"이라며 "얼굴, 춤, 노래에 점수를 매기며 경쟁시키는 건 디스토피아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가나·이탈리아 혼혈 멤버 마농 바너만(Manon Bannerman)도 "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한 문화"라고 동조했습니다.


2023년 결성된 캣츠아이는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합작으로 탄생한 글로벌 K팝 걸그룹입니다.


여섯 명의 멤버들은 각기 다른 출신과 인종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데뷔 앨범부터 서구권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올해 5월 발매한 두 번째 EP 'Beautiful Chaos'로 글로벌 차트 순위권에 진입했으며, 지난 11일에는 스포티파이(Spotify) 월간 청취자 3340만 명을 기록하며 전 세계 걸그룹 1위에 올랐습니다.


Instagram 'katseyeworld'Instagram 'katseyeworld'


캣츠아이는 '다양성'을 그룹의 핵심 정체성으로 삼으며 사회적 메시지 전달에도 적극적입니다.


지난 3월 라라와 메건이 양성애자임을 공개하며 커밍아웃했고, 이는 전 세계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팬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8월에는 다양성을 강조한 갭(GAP)의 가을 캠페인 '베터 인 데님(Better in Denim)' 메인 모델로 선정되어 "올해 가장 성공적인 광고"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마농은 "우리는 각자의 배경을 자랑스러워하는 소녀들을 위해 존재한다"며 "외모나 출신과 상관없이 자부심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라라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뮤지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멈추지 말라'는 것이다. 피부색과 문화는 우리의 힘이다. 그걸 사용하고, 자신 있게 소유하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