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100세는 아무것도 아니더라"... 105세 교수님 밝힌 장수 비결 한 가지

만 105세 나이에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최고령 철학자가 자신만의 장수 비결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12일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이 언제 늙느냐, '이젠 나 늙었구나' 생각할 때 늙습니다. 정신은 늙지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백 년의 유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뉴스1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백 년의 유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뉴스1


1920년 4월생으로 만 105세인 김 교수는 이날 신간 『김형석, 백 년의 유산』 출간을 맞아 가진 간담회에서 "내가 살아보니 100세는 아무것도 아닌 듯하다"며 여전한 정신력을 과시했습니다.


김 교수는 지난해 『김형석, 백 년의 지혜』로 '세계 최고령 저자'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바 있습니다.


당시 그가 달성한 기록은 103년 251일이었는데, 기네스북 등재 이후에도 꾸준히 집필 활동을 이어가며 또 다른 책을 완성한 것입니다.


김 교수가 밝힌 장수의 가장 중요한 비결은 바로 '남 욕하지 않기'였습니다. 그는 "내 주변에 100세가 넘은 친구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남 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남을 욕한다는 게 감정적 에너지를 쏟는 것인데 윗사람이 화를 내면 아랫사람이 일할 수가 없다"며 부정적 감정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한 "일본 사람들은 60세 넘어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독서와 일을 꼽는다"면서 "저보고 고르라고 하면 젊게 사는 것, 좋은 시간을 갖는 것, 절망하지 않고 사는 것 등을 꼽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origin_신간백년의유산기자간담회참석한김형석명예교수.jpg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백 년의 유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뉴스1


김 교수는 "사람은 인격이 있어야 존경을 받는다"며 "인격을 갖추려면 '인간다운' 인간이 돼야 한다는 인생의 깨달음을 담은 책을 출간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특히 젊은 독자들에게는 구체적인 조언을 전했습니다.


"30대 전후에 '내가 육십, 칠십이 되면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라는 자화상을 그려야 한다"며 "그런 생각이 없으면 자기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이기주의자가 되지 말자"며 "사회는 늘 경쟁 속에 있지만,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나보다 앞선 사람을 손뼉 치며 존중하고, 나보다 못한 사람은 함께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견해도 피력했습니다. 김 교수는 "정리하는 기능이 뛰어난 AI가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에는 유용하지만, 아예 하나의 답 자체가 없는 인문학은 다룰 수 없는 영역"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정신의 주인은 오롯이 인간이며, AI에 지배당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인간 정신의 독립성을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간담회 말미에 "나는 주어진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선택한 일보다 맡겨진 일을 성실히 하는 게 내 원칙이었다"며 자신의 인생 철학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백 년을 살아보니 나라다운 나라는 권력이 아니라 법이 지배하는 나라"라며 사회에 대한 통찰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