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무대 아래서 더 큰 행복"...30년 발레리나 김주원 감독의 다음 30년이 기대되는 이유 ②

"무대 아래서 더 큰 행복"...30년 발레리나 김주원 감독의 다음 30년이 기대되는 이유 ①

(상단 기사에 이어)


문화예술교육, 김주원 감독의 평생의 꿈


김주원 감독이 현재 그리고 계속 열정을 쏟아부을 분야는 문화예술교육입니다. "제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은 문화예술교육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 이 문화예술이라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제가 너무 많이 느꼈던 순간들이 있어서, 그런 일들을 평생 하고 싶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현재 '꿈의 댄스팀'과 '늘봄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의 아이들에게 발레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 EMK엔터테인먼트사진 제공 = EMK엔터테인먼트


"전국의 초등학교 아이들이 제 발레 교실을 온라인으로 배우고 있어요. 너무 행복합니다. 그 꼬맹이들이 제 발레 교실을 보고 발레를 하는 것이 감사하죠."


"소통의 부재 시대, 예술이 중간 역할 할 것"


김주원 감독은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 "소통의 부재가 문제가 되는 이 시대에, 예술이야말로 어떤 부드러운 중간 역할처럼 이 소통의 부재를 완화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라고 답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런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내 자신을 진정으로 바라보고 사랑할 수 있게 되면 또 남들에 대한 배려나 존중이라는 것도 자연히 생길 텐데, 그런 걸 조금 더 많이 접할 수 있게 되면 좀 세상이 좀 부드러워지지 않을까요."


그는 나아가 "공공기관에 있는 예술단체들도 그냥 훌륭한 예술 작품만 내놓는 게 아니라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에서, 국민들을 위해서 우리가 어떤 형태로든, 예술로 함께 이들의 삶에 어떻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사진 제공 = EMK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사진 제공 = EMK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지금의 김주원을 만들어준 인연, 가족의 무한 사랑


김주원 감독은 그의 발레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연들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도 표현했는데요. 먼저 "볼쇼이 발레 학교에 있었던 마리나 콘트라 찰바 선생님은 정말 저한테 제2의 어머니 같은 분이셨어요. 거의 제 예술적 베이스는 그분이 다 만들어 주신 거라고 생각을 해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전 국립발레단장인 최태지 예술감독에 대해 "저의 멘토이자 저라는 발레리나를 발굴해서 키워주신 분이죠. 또 제가 고스란히 걸었던 길을 미리 걸어가셨던 어른, 선생님"이라고 말했습니다. 


무대를 너무 사랑해서 언젠가 내려올 것을 두려워하던 제자(김 감독)에게 "발레신이 너를 놔줄 수가 없대"라고 말한 최태지 감독은 '김주원 발레리나를 감독으로, 무대 아래에서 발레인으로 계속 살아갈 길을 열어주신 분'이라는 설명입니다.


(좌)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 단장과 (우)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의 대담 형식 공연을 진행 중인 김주원 감독 / 사진 제공 = EMK(좌)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 단장과 (우)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의 대담 형식 공연을 진행 중인 김주원 감독 / 사진 제공 = EMK엔터테인먼트


또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유리 그리가로비치 선생님과 문병남 선생님"을 언급하며 "아직 그분들과 함께한 기억들에 문득 생각하며 울기도 한다"고 애정과 그리움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그 빈자리를 다른 동료와 후배들이 채워주고 있다"며 그런 인연들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고백했습니다.


또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가족 얘기는 몇 시간도 할 수 있어요"라고 행복해했는데요. "저는 제가 근본과 뿌리가 되게 튼튼하다는 믿음이 있는데 이것은 정말 가족들한테서 왔다고 생각해요"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복잡하고 흔들리는 저를 그저 사랑만 해준 가족들"이라며 부모님과 언니, 동생, 오빠, 형부, 제부, 새언니, 조카들까지 전부 언급했습니다.


뮤지컬 '팬텀' / 사진 제공 = EMK뮤지컬컴퍼니뮤지컬 '팬텀' / 사진 제공 = EMK뮤지컬컴퍼니


"굳건하게 각자의 삶의 자리를 지키며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며 사는 가족들"이라며 거듭 감사와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발레에 대한 사랑과 헌신...예술가의 소명으로 새로운 꿈 그려나갈 것


"발레 때문에 죽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발레 때문에 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회고하는 김주원 감독.


그는 "다시 태어나면 발레 안 할 것 같아요. 몸 안 쓰는 직업 갖고 싶어요"라고 진절머리를 내면서도 여전히 발레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마그리트와 아르망'/ 사진 제공 = EMK엔터테인먼트'마그리트와 아르망'/ 사진 제공 = EMK엔터테인먼트


아직도 '토슈즈'만 봐도 너무 설레고, 발레를 사랑하는 무용수들을 보기만 해도 사랑스럽다고 쏟아내듯 진심을 고백한 그는 이내 "이렇게 사랑하지 않고는 할 수가 없는 게 발레에요"라고 말을 이었는데요. 발레에 대한 그의 진심과 애정이 얼마나 큰지, 먹먹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아름답다'는 찬사보다 '감동받았어요'라는 말이 가장 행복한 칭찬이라는 김주원 감독. "결국 예술은 표현을 통한 소통"이라고 정의하는 그는 "나의 표현이 누군가에게 닿았을 때, 공감을 주었을 때 가장 행복한 것 같다"며 당연한 듯 고백합니다.


애초에 발레란 것도 지친 대중의 삶을 위로하고 행복을 주기 위해 탄생한 예술이기에 현재에도 관객과의 소통,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진 제공 = EMK엔터테인먼트 (ⓒ박귀섭 작가)사진 제공 = EMK엔터테인먼트 (ⓒ박귀섭 작가)


30년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려는 그의 헌신은 한국 발레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발레와 예술에 대한 열정과 문화예술 교육의 소명으로, 한국 발레계의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는 김주원 감독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