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 샐리 커클랜드가 1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호스피스 시설에서 향년 84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커클랜드의 대리인은 이날 아침 배우가 숨을 거뒀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앞서 지인들은 지난달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의료비 지원을 요청하면서, 커클랜드가 샤워 중 넘어져 갈비뼈 등을 다쳤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샐리 커클랜드는 1987년 독립영화 '안나'로 할리우드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체코 출신으로 미국에 건너온 외로운 여배우 역할을 맡아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또한 같은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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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필모그래피는 다양한 장르를 아우릅니다. '핫 스트리퍼'(1989), '끝없는 추적자'(원제 Cold Feet, 1989) 등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주연의 '추억'(원제 The Way We Were, 1973), 케빈 코스트너 주연 '리벤지'(1990) 등에도 출연했습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화제작 'JFK'(1991)와 짐 캐리 주연의 '브루스 올마이티'에서도 조연으로 활약했습니다.
커클랜드의 연예계 입문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의 어머니는 보그와 라이프지의 패션 부문 편집자로 뉴욕에서 명성을 떨쳤으며, 커클랜드를 5살 때부터 아역 모델로 활동하게 했습니다.
정식 연기 교육을 받은 그는 미국연극예술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Dramatic Arts)를 졸업했고, '메소드' 연기의 대가 리 스트래스버그에게서 연기를 배웠습니다.
배우 초기에는 주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으며, 특히 셰익스피어 작품에 다수 출연했습니다.
샐리커클랜드 홈페이지
커클랜드는 1991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접하지 않은 배우는 진정한 배우라 부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영향은 반드시 연기에서 드러난다"고 자신의 연기 철학을 밝혔습니다.
그는 연기 외에도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적극적이었습니다. 수많은 영화와 사회운동을 위해 나체 연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그를 타임지는 "현대 누드 연기의 이사도라 덩컨"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사회봉사 활동에도 열정적이었던 커클랜드는 에이즈·암·심장병 환자를 위한 자원봉사를 했으며, 적십자사를 통해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기부했습니다. 또한 젊은이들을 포함한 교도소 수감자들을 돕는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