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가 또 한 번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았습니다. 이번에는 자사 대표 브랜드인 '커클랜드 시그니처'의 스파클링 와인 '발도비아데네 프로세코 DOCG' 약 94만1,400병이 회수 대상에 올랐습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해당 제품이 개봉 전 병이 스스로 파손되거나 폭발할 수 있다며 공식 리콜을 발표했습니다. 리콜 번호는 26-068입니다.
이 제품은 병당 약 8달러(한화 약 1만 1700원)에 판매됐으며, 2025년 4월부터 8월 사이 아이오와·일리노이·인디애나·켄터키·미시간·미네소타·미주리·노스다코타·네브래스카·오하이오·사우스다코타·위스콘신 등 미국 중서부 12개 주의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됐습니다. 상품번호는 1879870, UPC는 196633883742입니다. 초록색 병에 보라색 포일과 라벨이 부착된 제품입니다.
사진=CPSC
수입·리콜 주체인 F&F 파인 와인스(에티카 와인스 DBA)는 병이 파손되거나 터진 사례가 10건 접수됐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중 1건은 코르크가 튀어나오며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CPSC는 "미개봉 상태라면 절대 열지 말고 가정용 쓰레기로 바로 폐기하라"고 경고했습니다. 환불은 에티카 와인스 안내에 따라 코스트코 매장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9월 중순 코스트코가 회원 공지를 통해 비공식 안내를 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코스트코는 "매장 반납은 금지하며, 병을 종이타월로 감싸 비닐봉투에 폐기한 뒤 안내문을 제시하면 환불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CPSC가 11월 들어 이를 공식 리콜로 격상했습니다.
AP통신, CBS 등 미국 주요 언론들도 이 사안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코스트코의 핵심 PB 브랜드에서 연이어 발생한 품질 논란이 브랜드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소비자들의 경험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카고의 한 고객은 "아직 따지 않은 와인에서 코르크가 세 차례 스스로 튀어나왔다"며 "한 번은 브라이덜 샤워 자리에서 동석자의 눈을 거의 맞힐 뻔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번 리콜은 미국 중서부 12개 주에서 판매된 제품에 한정되지만, 해외여행 중 구매했거나 해외 직구로 들여온 경우도 있는 만큼 국내 소비자들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11월 11일 현재 코스트코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는 별도 리콜 공지가 없지만, 제품번호와 UPC를 확인해 해당될 경우 즉시 폐기하고 환불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문제는 반복되는 리콜이 코스트코의 '상품 선별 신뢰'를 흔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에도 코스트코 PB 유기농 계란이 살모넬라균 위험으로, PB 버터가 알레르겐(우유) 미표기로 각각 리콜된 바 있습니다. 올해 역시 식품과 생활가전 등 다수 품목에서 리콜이 이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저가 대용량 중심의 코스트코 상품 구조가 품질 관리의 사각을 만든 결과"로 해석합니다. CPSC는 "소비자 안전은 브랜드 이익보다 우선해야 한다"며 재차 경고했고, 업계에서는 코스트코가 리콜 체계를 정비하고 병 압력 안정성 검사와 회원 알림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결국 이번 사안은 '싼값에 좋은 제품'을 내세워온 코스트코의 큐레이션 신뢰가 시험대에 오른 사건입니다. 코스트코가 얼마나 신속하고 투명하게 후속 조치를 취하느냐가 브랜드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