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백세주 빚는 쌀 '설갱미', 국순당이 올해도 직접 수매... 전통주 산업의 뿌리 지킨다

국내 대표 전통주 제조업체인 국순당이 11일 양조전용쌀 설갱미의 2025년 햅쌀 수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설갱미는 국내에서 최초로 산업화에 성공한 양조전용쌀로, 일반 벼보다 늦은 시기에 수확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설갱미는 미세한 구멍이 많아 양조 가공성이 뛰어나며 단백질 함량이 낮고 유리당과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술 제조에 최적화된 품종입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제조된 술은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자랑합니다.


이 품종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지난 1991년부터 육성을 시작해 2001년에 등록된 품종입니다.


국순당 백세주 및 설갱미 재배단지 모습.jpg사진 제공 = 국순당


처음에는 술 제조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었지만, 뛰어난 향과 미세한 구멍이 많아 쉽게 부서지는 특성 때문에 주조용 연구 대상이 되었습니다.


국순당은 농촌진흥청과 지난 2002년부터 전통주의 품질향상 및 규격화를 위해 설갱미를 주조용 쌀로 활용하는 공동 연구에 착수했으며, 2007년에 제품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는 설갱미를 원료로 한 본격적인 술 제조에 나서 백세주를 설갱미로 빚기 시작했습니다.


국순당은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약 1만 4천 톤의 설갱미를 수매해 술 제조에 활용했습니다. 이번에 수매하는 설갱미는 국순당 본사와 양조장이 위치한 청정지역인 강원도 횡성지역 농가와의 약속재배를 통해 생산된 것입니다.


국순당은 특수미의 경우 판로가 확보되지 않으면 농민들이 안심하고 재배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해 설갱미를 농가와 약속재배 방식으로 공급받고 있습니다. 설갱미의 약속재배는 농민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국순당은 품질 좋은 원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어 농촌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모범적인 모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순당은 설갱미 개발 및 약속재배로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1회 상생협력 경연대회'에서 우수사례로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국민 약주로 사랑받는 백세주는 우리나라 전통주 시장을 개척한 대표 제품입니다. 고려시대 명주인 백하주의 제법인 생쌀발효법을 복원해 개발했으며, 조선시대 실학서 지봉유설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착안한 제품명으로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술입니다.


백세주는 정부에서 선정하는 '우수문화상품'에 주류업계 최초로 지정된 술로 우리나라 대표 문화상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면 리브랜딩을 단행해 적절한 산뜻함과 깔끔한 감칠맛이 어우러져 함께 즐기는 음식 맛을 더욱 돋아주게 개선한 이후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현재 백세주는 중국, 미국, 일본 등 총 60여 개국에 수출되어 세계에 우리 술을 알리며 우리 쌀 수출 효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국순당 관계자는 "국순당이 국내 최초의 양조용 쌀인 설갱미를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어려움과 농가 설득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술도 음식인 만큼 좋은 원료를 써야 한다는 신념으로 국내 양조 전용쌀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올해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설갱미 재배에 고생해 주신 재배농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