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스피 지수가 미국 기술주 급락의 여파로 장중 39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여야 간 정치적 공방이 격화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시장 상황에 대한 표현의 신중론을 드러낸 반면, 국민의힘은 용어 사용에 대한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5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코스피지수가 4000선 이하로 내려왔는데, 흔히 '숨 고르기'라 하는 전문 용어가 있다"며 "충분히 예견된 흐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뉴스1

그러면서 "4000선 이하로 코스피 지수가 내려왔다고 '붕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건 자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표현이 국민 심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제기된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밸류에이션 우려로 인해 장중 6% 이상의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약 2조50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하락폭이 확대되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가 일시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박 수석대변인은 "어떤 숫자를 기준으로 기준선 밑으로 잠깐 내려갔다고 '붕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건 사실과 맞지도 않을뿐더러 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그는 "붕괴 상황이 온다면 당연히 그런 표현을 사용해야겠지만, 지금이 그런 상황인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뉴스1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장과 관련한 용어까지 간섭하려 한다"며 반발했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얼마 전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서자 자화자찬을 늘어놓더니, 붕괴라는 표현을 자제하라고 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하에서는 붕괴와 급락 같은 단어는 쓰지 못하는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주가지수를 정책 목표로 삼는 나라는 없다"며 "지수에 일희일비하며 이를 성과로 포장하는 정치는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코스피 5000'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이 공약 실현을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의 정책을 통해 증시 부양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