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힘든 슈퍼 플레이를 일삼아 '서커스단'이라는 별명을 지닌 T1이 '롤드컵' 8강전 밴픽에서도 '서커스'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31일 T1은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5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8강전에서 LPL 강호 '애니원즈 레전드(AL)'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T1은 36분 경기 끝에 1세트를 승리하며 기분 좋은 흐름을 가져갔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2세트 AL의 매서운 반격이 이어졌고, T1은 2세트와 3세트를 잇달아 내어주게 됐습니다.
AL의 승리로 게임이 마무리될 수도 있는 대망의 4세트, T1은 '서커스단'의 면모를 제대로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너' 문현준 / 사진 제공 = 라이엇 게임즈
'구마유시' 이민형은 그간 꺼리던 카이사를 꺼내 들었고, '케리아' 류민석은 니코를 선픽하며 강력한 라인전을 토대로 AL을 압박했습니다.
T1 바텀의 강력한 압박은 오브젝트 주도권으로 이어졌고, 거듭 이어진 교전에서 T1은 말 그대로 피지컬로 AL을 찍어 누르며 경기장에 '실버 스크랩스'가 울려 퍼지게 했습니다.
경기 결과에 따라 롤드컵 여정이 마무리될 수도 있는 대망의 5세트. T1은 문도 정글이라는 의외의 카드를 꺼냈는데요.
'오너' 문현준이 정글 문도를 사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당시 경기를 시청하던 LCK 팬들은 혼란스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YouTube 'LCK'
T1은 AL에게 5000골드까지 밀리는 불리한 상황에 놓였지만, 흐름을 뒤엎는 '극적 한타'를 통해 4강 진출권을 확보했습니다. 서커스단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짜릿한 역전승이었는데요.
그런데 지난 3일 T1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AL과 5세트 밴픽과정에서 오고간 선수들의 대화내용이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문도를 고려하고 싶지 않다는 '오너'의 보이스로 시작되는 이 영상은, 그가 4강 진출을 앞둔 중요한 순간에서 해당 챔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적나라하게 담겨있었습니다.
오너는 "문도 안해봤는데 그냥 해?"라며 '이게 맞나' 싶은 상황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그러자 '페이커' 이상혁은 "문도 할 때 뭐가 빡세냐"며 오너의 문도픽에 힘을 더했는데요.
YouTube 'T1'
'구마유시'와 '케리아' 역시 "벵기의 니달리처럼 가자", "문도하면 바텀 선택권이 많아지긴 한다"고 했고, 코치진까지 "캐릭이 진짜 쉬워", "E는 스킬 강화고 W가 좀 어려운데 읽어봐", "정글링 알려줄게"라고 말했습니다.
정작 문도라는 챔피언을 가장 많이 사용해 봤을 '도란' 최현준은 잠잠한 모습인데요.
귀가 얇은 오너는 그렇게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는 문도를 롤드컵 8강전 마지막 세트에서 꺼내 들었고, 페이커의 속성 강의를 들으며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YouTube 'LCK'
진실(?)이 공개된 후 다시 본 5세트 경기, 게임이 시작된 30초부터 1분까지 미드 부쉬에 숨어 문도의 'W' 스킬을 해석하는 오너의 모습이 제대로 보입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졌으면 무덤까지 가져갔어야 하는 비밀", "처음 하는 챔프를 롤드컵에서", "될놈될의 표본이다", "진짜 광기는 이런 것", "칼부 정글링 설명해 주는 게 진짜 웃긴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T1은 오는 9일 KT롤스터와 '롤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롤드컵 결승에서 펼쳐지는 LCK 내전은 지난 2022년 T1와 DRX의 대결 이후 3년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