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재계 거물들과의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가진 데 이어, 31일에는 경주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별도 회동을 가졌습니다.
황 CEO는 이날 오후 4시 55분경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이 열린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최 회장과 만났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으로 부터 SK하이닉스의 HBM4 반도체 웨이퍼를 선물로 받고 있다. 2025.10.31 / 뉴스1
황 CEO가 CEO 서밋에서 30분간 특별강연을 마친 후 최 회장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이동해 회동이 시작됐습니다.
두 사람은 예술의전당 5층 원형 공간을 걸으며 약 10분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도 자리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회동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선물 교환 의식이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만나 AI슈퍼컴퓨터 'DGX스파크'를 선물하고 있다. 2025.10.31 / 뉴스1
황 CEO는 전날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에게도 선물했던 엔비디아의 초소형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와 하쿠슈 위스키를 최 회장에게 전달했습니다. DGX 스파크에는 '토니, 우리의 파트너십과 세계의 미래를 위해'라는 문구와 황 CEO의 친필 서명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토니'는 최태원 회장의 영어 이름입니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한 답례로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웨이퍼를 액자에 담은 기념패를 선물했습니다. 황 CEO는 이를 받으며 "너무 비싸고 무겁다"며 웃어 보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HBM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반도체 기업으로, 양사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상징하는 선물이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게 선물한 SK하이닉스의 HBM4 반도체 웨이퍼. 2025.10.31 / 뉴스1
이번 회동에서는 양사의 AI 팩토리 및 반도체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그룹은 엔비디아 GPU 5만장 이상을 활용해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 팩토리에는 울산 AI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트윈, 로봇, 3D 시뮬레이션 기반 산업용 AI 서비스가 포함됩니다.
엔비디아는 이날 한국 정부와 삼성,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 등에 총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황 CEO는 "네이버와 엔비디아가 GPU 인프라를 6만개로 더 확대하기로 했고, 삼성과는 AI를 같이 만들어 디지털 트윈 시스템 중심으로 5만개 이상의 GPU를 활용한 AI 팩토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SK그룹과도 AI 팩토리를 만들고 현대차와도 로봇 공장을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AI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황 CEO는 "카이스트 같은 한국의 학계와 스타트업과도 손을 잡고 환경을 조성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에게 선물한 AI슈퍼컴퓨터 'DGX스파크'. 2025.10.31 / 뉴스1
황 CEO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30년간 환영해줘서 감사하다. 여러분은 제가 걸어간 여정의 파트너"라며 "이제 한국은 AI 주권 국가, AI 프런티어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최 회장이 전날 '깐부치킨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APEC CEO 서밋 의장으로서 경주를 떠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대신 이날 별도 회동을 통해 황 CEO와의 만남을 가졌으며, SK텔레콤도 엔비디아와 'AI 네트워크'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양사 간 협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