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기업, 언론사 관계자들의 이름과 구체적인 금액이 적힌 명단을 텔레그램을 통해 보좌진에게 전달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회 국정감사 기간 딸 결혼식으로 논란이 됐던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대기업·언론사 관계자 이름과 액수가 적힌 명단을 26일 텔레그램을 통해 보좌진에게 전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2025.10.26 / 뉴스1(서울신문 제공)
지난 26일 서울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 도중 소속과 이름, 액수 등을 정리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좌진에게 전송했습니다.
메시지에는 대기업 관계자 4명이 각각 100만 원,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 3명이 100만 원, 이동통신사 대표 100만 원, 과학기술원 관계자 20만 원, 정당 대표 50만 원, 종합편성채널 관계자 2명이 각각 30만 원의 축의금을 보낸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최 위원장이 "900만원은 입금 완료", "30만원은 김 실장에게 전달함"이라는 구체적인 처리 현황까지 메시지로 보낸 것이 확인됐습니다.
최민희 위원장이 24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를 주재하고 있다. 2025.10.24 / 뉴스1
최 의원실은 즉각 해명에 나섰습니다.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텔레그램 메시지는 최 의원이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들어온 축의금을 돌려드리도록 보좌진에게 지시하는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난 한 주 동안 계속 국감을 진행했고, 결혼 당사자들도 매우 바쁜 관계로 오늘 축의금 리스트를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의원실은 "상임위 관련 기관·기업 등으로부터 들어온 축의금과 상임위 등과 관련 없으나 평소 친분에 비춰 관례 이상으로 들어온 축의금을 반환하기로 하고 그 명단과 금액을 전달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름만으로 신분을 알 수 없는 경우 등이 있어 추후 계속 확인되는 대로 반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영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사무처장 전담직무대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한국방송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3 / 뉴스1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을 강하게 비판하며 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본회의장에서 딸 결혼식 축의금 보고받은 최 위원장, 아무리 변명해도 수금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김영란법 위반 소지도 있다. 최 위원장은 더 이상 국회를 모욕하지 말고, 과방위원장에서 스스로 물러나기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조용술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최 위원장은 이미 축의금 카드 결제 논란, 화환 강요 의혹, 비판 기자 쫓아내기 갑질로 국민의 질타를 받았다"며 "양자역학을 공부했다던 최 위원장에게 양자역학은 결국 돈을 셈하는 산수였던 것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최 위원장은 국정감사 기간 중 국회에서 딸 결혼식을 열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당시 최 위원장은 지난 20일 국감에서 관련 지적이 나오자 "문과 출신인 제가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거의 밤에 잠을 못 잘 지경"이라며 "정말 집안일이나 딸의 결혼식을 신경 못 썼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