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고양이가 환생한 신비한 서점 이야기
일본 판타지소설 대상을 수상하고 지난 2024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주목받았던 소설 '고양이서점 북두당'이 한국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일본 문학의 거장 나쓰메 소세키의 고양이가 현대에 환생하여 신비한 고서점의 책방지기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 나무의마음
소설의 주인공 쿠로는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등장했던 이름 없는 고양이의 환생입니다.
그는 에도 시대 대기근부터 메이지, 다이쇼, 쇼와 시대를 거치며 여덟 번의 삶과 죽음을 반복해온 특별한 존재입니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깊은 불신과 상처를 안고 있던 쿠로는 어느 날 운명처럼 고서점 '북두당'에 도착하게 됩니다.
북두당은 단순한 서점이 아닙니다.
이곳은 책이 팔리면 저절로 재고가 채워지는 신비한 공간이자, 점주 기타호시 에리카와 네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사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쿠로는 이 서점의 다섯 번째 '거주묘'로 자리 잡게 됩니다.
문학과 생명, 창작의 의미를 탐구하는 깊이 있는 판타지
'고양이서점 북두당'은 단순한 고양이 환생 이야기를 넘어 문학과 창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쿠로는 북두당에서 작가를 꿈꾸는 열 살 소녀 마도카를 만나게 됩니다.
이 순수한 아이에게서 그는 오래전 자신의 주인이었던 소세키의 모습을 발견하고, 문학과 창작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이야기란 무엇인가. 진명을 가진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쿠로의 이러한 질문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입니다.
그는 북두당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과거 삶들과 문학, 인간과의 관계를 새롭게 마주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생명의 경시, 폭력, 창작의 고독함과 구원, 존재의 이름을 갖는다는 것의 의미까지 다양한 주제를 탐구합니다. 특히 "왜 글을 쓰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성찰은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북두당은 유토피아이자 동시에 감옥 같은 주술적 공간으로 묘사됩니다. 이러한 이중적 설정은 창작의 세계가 주는 자유와 구속이라는 양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쿠로의 여정을 통해 독자들은 문학의 힘과 생명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얻게 됩니다.
'고양이서점 북두당'은 따뜻한 서술과 탁월한 상상력으로 고양이 판타지의 틀을 넘어선 문학적 기담으로서, 한국 독자들에게 새로운 판타지 문학의 세계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